등록 : 2019.07.25 05:00
수정 : 2019.07.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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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가운데)이 24일(현지시각) 생각에 잠겨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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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국가 목록서 한국 제외’
일본쪽 개정안에 의견서 보내
부당한 4가지 이유 조목조목 밝혀
일본에 유감 표명·철회 요구
미 IT 5개 단체도 “조속 해결”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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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가운데)이 24일(현지시각) 생각에 잠겨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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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수출규제 강화는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24일 공식적으로 발송했다. 정부는 또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행위가 세계무역기구 규범 위반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흔드는 위험한 행위라는 점을 회원국에 거듭 역설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전자우편을 통해 일본 경제산업성에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화이트국가’(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국내외 의견을 마지막으로 수렴하는 날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서 일본의 조처는 “60여년 긴밀하게 유지·발전되어온 한-일 경제협력 파트너십과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성 장관은 “일본의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한국 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근시안적인 조치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일본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의견서는 일문으로 총 20장 분량이며, 일본 조처에 대한 유감 표명과 철회 요구, 또 해당 조처가 부당한 이유 4가지로 구성됐다. 정부는 의견서에서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전략물자 리스트엔 포함돼 있진 않으나 무기 제작·개발에 우려되는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가 불충분하다는 일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는 대외무역법 등에 재래식 캐치올의 법률적 근거가 있다는 점, 예방·허가·단속 전 과정에서 효과적인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 일본 정부에 2015년 재래식 캐치올이 운용되고 있다고 서면으로 밝힌 적이 있는 점, 일본 화이트국가 중에 재래식 캐치올을 도입 안 한 국가도 있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로 캐나다는 수출입허가법과 수출통제 리스트에 재래식 무기 캐치올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양국 전략물자 협의회가 3년간 열리지 않아 신뢰가 훼손됐다는 일본 주장에 대해서는 “일정 조율의 문제였다”고 설명하며, 2016년 6월 한국 주최 6차 회의 이후 양국이 7차 회의 일정을 잡기 위해 지속 소통했던 점을 시간 순서대로 언급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말 한국이 “2019년 3월까진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자 일본 쪽이 “상황을 이해한다”고 답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 정보통신(ICT) 분야 5개 단체는 23일(현지시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애플·퀄컴 등 주요 정보기술업체가 소속된 이들 단체는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 생산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출통제 정책이 일방적이고 투명하지 않게 변한다면 공급망이 붕괴되고 운송이 지연되며 궁극적으로 외국 회사와 고용인들에게도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일방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을 찾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서한을 언급하며 “미국 업계도 일본 조처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일본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원상회복하고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배제하는 개정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하얀 신다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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