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5 16:29
수정 : 2019.07.25 22:17
|
부산의 시민단체들과 상인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
이념·정파 초월 10개 단체 애국운동 연대
중소상공인·시민단체 첫 손잡고 불매운동
|
부산의 시민단체들과 상인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
“안 팔고 안 사고 안 가고 안 타고 안 입는다!”
25일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송상현 장군 동상 앞에 모인 상인들과 10개 시민단체 회원들은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상현 장군은 임진왜란 때 왜군의 북상을 막으려고 동래성에서 장병·백성들과 싸우다가 장렬하게 순국했다.
상인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아베 정부가 말도 안 되는 경제적 보복을 자행했다. 심지어 한국의 불매운동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조롱 섞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맞서 우리는 일본제품 불매 확대를 위한 범시민운동 전개를 결의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경제적 독립운동이고 외세의 침략을 몰아내는 경제전쟁이라고 선포하면서 ‘5NO 운동’을 제안했다. 상인들은 일본제품 판매하지 않기, 소비자들은 일본제품 사지 않기, 일본으로 여행 가지 않기, 일본산 자동차 타지 않기, 일본 옷 입지 않기 등이다.
참가자들은 또 이념과 정파를 초월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외세가 쳐들어온다면 온 나라가 합심해서 싸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일본이 먼저 경제적 침략을 했고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조정희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상임대표는 “이 나라는 정파의 나라도 개인의 나라도 아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는 다 뭉쳐야 한다.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인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불매운동에 다 함께 나서달라. 이참에 바로잡지 않으면 일본의 경제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부산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를 물속에 넣고 있다.
|
실제 이날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가를 선언한 10개 시민단체는 이념과 정파를 초월했다. 부산여성소비자연합, 한국소비자연맹부산지회, 부산여성단체연합,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적폐청산사회개혁부산운동본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우리물산장려운동 등이다. 부산 동구 전통시장상인연합회도 힘을 실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은 “그동안 가끔 불매운동은 했지만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불매운동은 처음이다. 부산은 일본과 가장 가까워서 일본이 주시하고 있다. 규슈와 대마도 여행객의 60%가 부산사람이다. 일본으로 온천여행 가지 말고 찜질방과 국내로 여행가라. 일본제품 직구하지 말라. 오늘부터 상인들과 시민들이 합쳐서 부산에서 적극 불매운동 시작하자”고 말했다.
김희로 부산시민발전재단 이사장은 “공급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데 의미가 있다. 1920년대 조만식 선생이 조선물산장려운동을 했듯이 모든 한국인은 불매운동을 대일 저항운동의 하나로 생각하고 참여하자. 우리는 세계 10대 강대국이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교활한 일본을 향해 칼을 뺐다. 유니클로만은 이 땅에서 발을 붙일 수 없도록 만들자. 한국경제를 살리고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규탄 발언과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퍼포먼스(행위극)를 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일본 생활필수품과 유니클로 옷, 일본산 자동차 ‘렉서스’ 모형 등을 물통에 담갔고 마지막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국기인 욱일기를 물속에 넣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