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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8 17:46 수정 : 2019.07.28 21:30

일본 시민들이 25일부터 시작한 대한국 수출 규제 관련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누리집 화면.

와다 교수 등 75명 서명운동 진행
1400명 이상이 찬성 의사

“이번 조처 일본도 얻을 것 없어
한-일 협정으로 문제 해결 안 돼”

일본 시민들이 25일부터 시작한 대한국 수출 규제 관련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누리집 화면.
일본 학자, 변호사, 시민단체 활동가 등 시민들이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처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오카다 다카시 교도통신 객원논설위원,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등 75명은 25일부터 인터넷 사이트(https://peace3appeal.jimdo.com)를 개설해 수출규제 철회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은 적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걸고 8월15일을 1차 기한으로 서명자를 모집하고 있다. 28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누적 1400여명이 이들의 활동에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지금 일-한 관계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일·한 정부 쌍방에 문제가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의 시민이기 때문에 우선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며 서명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 첫 부분에서 “우리는 7월 초 일본 정부가 표명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반대하고 즉시 철회를 요구한다”며 “반도체 제조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의미를 생각해보면 이 조처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적대적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이들은 “이번 조처 자체가 일본이 큰 혜택을 받아온 자유무역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며, 일본 경제에도 크게 마이너스가 되는 조처가 될 것”이라며 “양국 관계를 뒤틀리게 하고 일본도 전혀 얻은 것이 없다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아베 신조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아베 정권은 국제법, 국제약속을 (한국이) 어겼다고 반복해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들은 “식민지 지배가 한국인에게 손해와 고통을 끼쳤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일본 국민의 공통 인식이 됐다”며 “일-한 기본조약 청구권 협정으로 (양국 간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문제가 된 징용공 소송은 민사소송으로, 피고는 일본 기업이다. 우선 피고 기업이 판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물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일본 정부가 튀어나와 사태가 혼란스럽게 됐다. 나라와 나라 사이 싸움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압도적이며, (연간) 300만명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여행하고, 700만명이 한국에서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우익 등이 아무리 외쳐도 일본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 서로 떨어질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성명에 참여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본다”며 “한국 정부 대응에도 문제가 있지만 고노 다로 외무상이 주일 한국대사에게 큰 소리를 낸다든지 하는 일본 정부의 대응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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