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5 13:47
수정 : 2019.08.05 14:39
무역거래 결제형태 신용장 방식 15% 수준
일본계 은행에 보증 받은 건 그중 0.1%
금융당국은 일본계 은행이 한국 기업의 신용장 보증을 제한하는 금융 보복조처를 가하더라도 “실효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무역거래 결제 형태가 신용장 방식에서 송금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신용장 이용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해 전체 수입액중 15%대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본계 은행이 신용장 보증을 중단하더라도 국내 무역금융이나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해 보복조치로서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처 이후 일본계 은행이 한국 기업의 신용장 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금융부문에 보복을 가하면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제기하자, 금융당국이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신용장(letter of credit)은 국제무역에서 수출입 당사자간의 신용을 신용장 개설은행이 조건부 보증하는 결제수단이다. 신용장이 개설되면 거래은행에서 해외에 있는 수출업자에 물품 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수입업자는 물건을 팔아 번 돈으로 기한 안에 은행에 대금을 상환하면 된다.
무역협회가 집계한 무역거래 결제 형태를 보면, 1998년에는 신용장 이용 비중이 62.1%였지만, 지난해 기준 15.2%로 급갑했다. 같은 기간 단순송금 비중은 15.3%에서 65.3%로 올랐다. 국내 기업의 신용도가 올라가 신용장 보증이 꼭 필요해지지 않은 측면도 있고, 신용장 발급에 필요한 비용 부담도 아끼려는 이유 등이 있다. 손주형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전체 수입액중 신용장 이용 비중이 15%선이고, 일본만 따지면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와 달리 국내 은행 신용도가 일본계 은행보다 높아지면서 현재 국내 은행이 개설하는 신용장에 일본계 은행의 보증을 제공받는 비중도 매우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이엠에프(IMF) 금융위기 때만 하더라도 은행이 구조조정을 겪던 터라, 국내 신용장 자체의 신용도가 높지 않아 외국계 은행의 보증을 다시 받아야하는 처지였지만, 현재는 일본정책투자은행(A)나 미즈호(A-) 등보다 산업은행(AA), 신한·KB·하나은행(A+) 등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이 더 높다. 국내은행의 대일 수입 관련 신용장 가운데 일본계 은행의 보증 비중(신용장 개설 기준)은 2018년 약 0.3%, 2019년 상반기에는 약 0.1%에 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부문에서 보복 조처가 취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설사 일본 측이 금융분야에서 보복조치를 가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 평가”라며 “그럼에도 경각심을 갖고 모든 가능성에 대처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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