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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2 21:14 수정 : 2019.08.12 22:28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일 갈등 국면서 국민의 성숙한 대응 높이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 국면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 부처들을 향해선 “냉정하고 호흡이 긴 대응”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우리의 정신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평화협력의 세계 공동체를 추구해 나갈 것이다.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날 나온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여론전 차원에서 메시지의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정부를 겨냥한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아베 정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내놓은 정부의 대응 조처들이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은 100년 전 피 흘리며 독립을 외치는 순간에도 모든 인류는 평등하며 세계는 하나의 시민이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주창하고 실천했다. (우리 국민은)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대해 결연하게 반대하면서도 양국 국민 간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민주인권의 가치로 소통하고 인류애와 평화로 우의를 다진다면 한-일 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를 향해선 ‘감정을 배제한 차분한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게 세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이 일본 불매운동을 하더라도 일본인을 배척하려는 것과 선을 긋고 있다. 반일 감정이 가속도가 붙어버리면 일본을 혐오하려는 쪽으로 가버리는데, 이것을 조절하는 성숙한 의식에 대해 먼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양국이 만들어야 할 미래지향적 관계와 관련해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처 이후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양국 관계를 생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면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시민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에둘러 짚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에는 “민주인권” “인류애” “평화” 같은 가치지향적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발언의 마무리 역시 “대한민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인권이나 평화 같은 가치의 면에서도 모범이 되는 나라로 발전해 나갈 것”이란 다짐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질서를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국제무대에서 공존공영과 호혜 협력의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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