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7 17:49
수정 : 2019.08.27 20:36
|
“지소미아 종료” 입장 밝히는 일본 외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2일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
역사 인식 문제 외신 기자가 묻자 대답
“청구권 협정 한-일 간 가장 중요한 문제”
|
“지소미아 종료” 입장 밝히는 일본 외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2일 한국 정부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 제기에 도리어 “역사는 바꿔 쓸 수 없다”며 한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고노 외상은 27일 도쿄 외무성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가 ’한국 정부와 외교부에는 일본의 역사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라고 묻자, “일-한 간에 지금 최대의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관한 것이다. 만약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 한다면, 그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한국 쪽은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강제동원 피해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주장을 이런 식으로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한 것으로 보인다. 고노 외상은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법적 기반이며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은 이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난해왔다. 이번 발언도 한-일 관계의 근본은 1965년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맺을 때 체결한 한-일 기본조약과 이 조약의 부속 협정인 청구권 협정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고노 외상의 원색적이고 고압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일본제철(당시 회사명은 신일철주금)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한 지 한 달 뒤에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한국을 신용할 수 없는 나라처럼 표현했다. 그는 “국제법에 기초해 한국 정부와 맺은 협정을 한국 대법원이 원하는 아무 때나 뒤집을 수 있다면, 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그들(한국)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지난달에는 강제동원 판결과 관련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했을 때는 남 대사 면전에서 “극히 무례하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고노 외상은 당시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논의할 중재위원회 구성에 한국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며 남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고노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태도가 바뀐다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이낙연 총리 발언에 대해서도 “지소미아와 수출 관리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고 말해왔다. 한국 쪽이 현명하게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