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8 16:16
수정 : 2019.10.18 19:50
|
지난 8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각의 결정을 하기 위해 아베 신조(가운데) 총리와 각료들이 모여있는 모습. 교도 연합뉴스
|
아사히신문, 한국 수출규제 최종 결정과정 보도
“주먹 들면 부정적 영향 커” 경산성도 당초 신중론
총리 관저가 주도해 G20 개막 8일 전 극비 결정
|
지난 8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각의 결정을 하기 위해 아베 신조(가운데) 총리와 각료들이 모여있는 모습. 교도 연합뉴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참모 조직인 총리관저가 담당 부처인 경제산업성(경산성)의 신중론도 누르고 대 한국 수출규제 조처를 강행했으며, 최종결정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8일 전인 6월20일에 이뤄졌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애초 경산성이 외무성의 신중론을 누르고 강경 기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부 간부들이 “싸움은 첫 한 방에 어떻게 때릴 것인지가 중요하다. (일본) 국내 여론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하며, 수출규제를 주도했다고 18일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주장은 올해 초부터 일본에서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본부에서 1월30일 열린 회의에서 의원 중 1명이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지정 중지를 검토하자”고 말했다. 일본 정부 안에서도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이른바 “대항 조처”(보복 조처) 검토가 진행됐는데, 소관 부처인 경제산업성은 신중론이 대세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익명의 경산성 간부는 “주먹을 든다면 언제 내릴지…,내린 이후 (부정적) 영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신중론을 아베 정권 간부들이 눌렀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6월 20일 아베 총리 관저 집무실에 후루야 가즈유키 관방 부장관보,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 가나스기 겐지 당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시마다 다카시 당시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이 모여 회의를 했으며, 이때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회의 8일 뒤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결정 내용은 비밀에 부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의장국인 일본이 주요 20개국 회의에서 자유무역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주도하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결정을 발표하면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베 정부가 대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때는 주요 20개국 회의 종료 이틀 뒤인 7월 1일이었다. 당시 사흘 뒤인 7월 4일 참의원 선거 공시를 앞두고 있어, 아베 정부가 일본 내 여론도 의식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