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06 20:02
수정 : 2019.11.07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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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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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아베 총리 대화, 고무적 신호”
강경화 장관·김현종 차장 등 연이어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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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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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를 할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6일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타이 방콕에서 환담한 사실을 지적하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 (두 정상이 만나 대화한 사실은) 고무적인 신호”라며 이렇게 말했다. 23일 0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까지 17일 남은 상황에서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지소미아 연장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오후에는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까지 연이어 만났다. 미 국무부의 동아시아 정책, 방위비 협상, 그리고 경제 담당 책임자들이 서울을 동시 방문한 이날, 면담의 초점은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촉구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에 대한 압박에 쏠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을 만났을 때는 구체적으로 지소미아 재검토를 언급하는 압박성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조 차관을 만나선 지소미아 등 한-미, 한-미-일 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현안을 이야기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이 당국 간 협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압박을 해온 터라, 이날 협의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어 이날 오전 청와대 서별관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70여분간 예정된 시간을 넘겨” 만났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도 따로 70여분 만났다. 이 두차례의 면담에선 한-미 간 지소미아와 방위비 협상 등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김 차장은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고, 스틸웰 차관보와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 동맹이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임을 누차 강조했다. 미국 쪽은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내년 한국의 분담금으로 올해 부담액 1조389억원의 거의 6배에 이르는 50억달러(약 6조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김 차장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산 무기 구매와 방위비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 동맹을 위한 한국 정부의 기여가 적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어 국방부를 찾아 정석환 실장과 만나 한반도 안보 정세를 공유하고,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면담에 앞서 ‘지소미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느냐. 어땠느냐’라는 기자 질문에 “오늘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고 답했다.
지소미아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은 한국, 일본 정부와 다양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지소미아를 유지할 방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도 이달 중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3차 회의와는 별개로 7일까지 한국을 이례적으로 ‘깜짝’ 방문 중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뿐 아니라 다른 미군 주둔 국가들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기 때문에 관료들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듯하다”고 짚었다.
한편,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도 이날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열어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해 가능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노지원 이완 기자
zon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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