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8 16:43
수정 : 2019.11.20 09:26
|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제품 판매중지 돌입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반도체·중국 등 세계 경기 둔화에 영향
‘소·부·장’ 투자로 장기적 무역역조 완화 기대
올해 대일본 무역적자 폭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단행한 수출규제 강화 조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일본산 자동차·맥주 등 소비재 수입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수출입액 추이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일 적자는 149억643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억577만달러에 견줘 18.7% 줄었다. 2010년 가장 규모가 컸던 대일 무역적자는 점차 줄어들다가 2017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지만 올해 2월부터 매달 10%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올해 들어 수출액도 줄었지만 수입액 감소폭이 더 커 이 추세로 가면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반도체 경기 불황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는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관련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일본 수입이 줄었는데 여기에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일본 정부가 규제하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일본 수입도 단기적으로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폭 감소가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일의존도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대일 무역역조가 개선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풀이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경기의 단기적 흐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지만 예전과 달리 대기업들도 소재와 장비의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정부도 소·부·장 국산화에 역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대일 무역역조가 완화되는 흐름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