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중장비가 돼지들을 살처분하기 위한 흙 구덩이에 넣을 매몰통을 옮기고 있다. 파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파주서 멀지 않은 북한 전염 가능성도
17일 오전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중장비가 돼지들을 살처분하기 위한 흙 구덩이에 넣을 매몰통을 옮기고 있다. 파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7일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공식 확인되면서 발병 원인과 전염 경로에 대한 여러 추정이 나오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과 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장 잠복기인 향후 3주 동안 전국의 모든 돼지 농가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발표를 보면, 해당 농가는 어미 돼지에게서 새끼 돼지를 얻는 번식 농가로, 각 분만사를 별도로 분리해놓은 비교적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다. 창문 없이 밀폐돼 있는데다 돼지열병의 주요 전파 경로인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쓰지도 않았다. 역시 돼지열병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야생 멧돼지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도 쳐져 있다. 농장을 관리하는 농장주 등 5명은 올해 들어 국외 여행을 간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농장 내부에서 전파 경로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추석 연휴 때 농장을 방문한 친지로부터 옮았거나,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북한으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기본적으론 ‘접촉’에 의해 옮겨지는데, 병원균에 오염된 침이나 오줌, 분변이 돼지의 입이나 콧구멍을 통해 들어가거나, 앞발로 흙을 파헤치는 동작을 할 때에도 감염될 수 있다.
국내 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는 “파주 농가가 최초 발병 농가가 아닐 수 있다”며 “농장 관리인이 외부에서 접촉한 이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외국을 다녀왔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장 잠복기인 21일 간 전국 모든 돼지 농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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