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게 소독18일 낮 경기도 연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강원 6개 시군 중점관리지역 지정
돼지 반출 금지 기간 1주서 3주로 연장
꼼꼼하게 소독18일 낮 경기도 연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확진 농가가 나오면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건수가 2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 지역인 파주, 연천을 포함해 포천, 동두천, 김포, 철원 등 6개 시·군을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4732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경기 연천군의 한 돼지농장에서 폐사한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전날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발생한 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돼지 농장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전화 예찰)에서 이 농장의 어미 돼지 1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이후 농장주의 신고와 조사가 이뤄졌다.
파주 농장과 마찬가지로 발병 원인이나 전염 경로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5명(네팔 4명, 스리랑카 1명) 중 네팔인 1명이 지난 5월 자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지만, 네팔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지 않은 국가다. 농장주도 지난 1월 일본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지만 일본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농장에는 주변 2곳에 야생 멧돼지 포획틀이 설치돼 있었으며, 잔반(남은 음식)도 먹이지 않았다. 전날 발생한 파주 농장과 연천 농장 간의 역학관계는 조사 중으로, 두 농장을 직접 오고 간 차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해당 농장으로부터 3㎞ 이내에는 3곳의 농장에서 돼지 5500마리를 사육 중이고, 3~10㎞ 안에는 농장 60곳에서 약 8만707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중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지역인 파주와 연천을 포함해 포천, 동두천, 김포, 강원도 철원 등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 밖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6개 시군 간 공동방제단을 꾸리고 소독차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소독제로 쓰이는 생석회 공급량도 다른 지역보다 4배까지 늘려 축사 주변에 집중 살포한다는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지방정부와 함께 ‘범정부 대책지원본부’를 꾸리고 차단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종합적인 지원대책 추진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인천시, 경기도, 강원도 등과 이날부터 ‘범정부 대책지원본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중점관리지역 내 돼지농장의 돼지 반출금지 기간을 기존 1주에서 3주로 연장하고, 지정된 도축장에서만 도축·출하해 다른 지역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앞으로 3주 동안 경기·강원 지역 축사엔 임신진단사나 수의사, 컨설턴트, 사료업체 관계자 등 질병치료 목적 이외의 사람이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처도 실시한다.
야생 멧돼지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환경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 주변 20㎢가량을 관리지역으로 설정해 멧돼지 폐사체와 이상 개체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해당 농가와 인접 구릉지 1㎢에 대해 출입을 금지하도록 해당 지자체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경기도 북부와 인천의 7개 시군(고양·파주·양주·동두천·김포시, 연천·강화군)에 대해선 멧돼지 총기 포획을 중지하도록 요청했다. 멧돼지 사냥을 위해 총기를 쓰면 멧돼지의 이동성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한 조처다. 이동성 증가와 관계없는 포획틀, 포획장을 이용한 사냥은 가능하다. 환경부는 또 파주시내 동물원 등 포유류 전시·사육시설에 대한 방역 상태도 점검·강화하도록 했다.
박기용 최예린 기자 xeno@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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