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2 16:12
수정 : 2019.10.02 20:36
하루 만에 2건 확진
농식품부 국정감사는 ‘취소’
2일 하루 동안 경기 파주 돼지농장 2곳에서 10번째, 11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인천 강화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6일 만이다. 방역 당국엔 비상이 걸렸고 이날 예정된 농식품부 국정감사는 취소됐다.
이날 농식품부는 경기 파주시 파평면과 적성면 돼지농장 2곳의 의심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파평면 농장의 경우 지난 1일 돼지 1마리가 폐사하고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여 농장주가 파주시에 신고했고, 적성면 농장은 1일 경기도가 전화 예찰을 하는 과정에서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두 농장에선 각각 2400마리, 18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는데, 적성면 농장의 경우 미등록 농장으로 나타났다. 이 농장은 인적이 드문 산속 비닐하우스 안에서 흑돼지를 키우며 잔반을 먹이로 주고 야생 멧돼지 침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농장주는 축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경기도 무허가·미등록 농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파평면 농장 주변 500m 안에는 3개 농장에서 돼지 2180여마리를 키우고 있고, 500m~3㎞에 6개 농장이 9943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적성면 농장은 인근 500m 안에 다른 농장은 없고, 500m∼3㎞ 안에서 돼지농장 2곳이 2585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파주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돼지농가는 이로써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지난 23일 적성면에서 확진 농가가 나온 이후 9일 만이다.
파주에서 또다시 확진 판정이 나오자 양돈 농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파평면에서 돼지 2200마리를 키우는 이아무개(47)씨는 “돼지열병이 1주일 넘게 잠잠해 이제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발생해 초조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 농장에는 돼지열병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적성면의 한 농장주는 “지난달 파주에서 첫 확진 이후 농장주들은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다"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터지니 미칠 노릇”이라며 답답해했다.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전체 살처분 대상 돼지는 기존 9만8000여마리에서 11만2000여마리로 늘어났다. 파주시는 발생농장 돼지 2400마리와 반경 3㎞ 이내의 9개 농장 돼지 1만2123마리 등 총 1만4523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이날 오전부터 시작했다. 살처분은 이산화탄소 등으로 안락사해 주검을 에프아르피(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통에 넣어 매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파주시는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5만3432마리의 돼지를 매몰했다. 파주시 사육 돼지 총량(91농가 11만317마리)의 48%에 해당한다.
지난달 26일 인천 강화군에서 발생한 이후 6일 만에 다시 확진 판정이 나오자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풍까지 다가오고 있어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3시30분부터 4일 오전 3시30분까지 48시간 동안 경기·인천·강원 지역을 대상으로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농해수위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오는 18일 종합감사 때로 연기됐다.
박기용 최예린 박경만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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