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3 12:35
수정 : 2019.10.1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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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 점검회의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멧돼지 관리지역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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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 접경지역 멧돼지 ‘전면 제거’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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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 점검회의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멧돼지 관리지역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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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멧돼지를 전면 포획하기로 했다. 이 지역 멧돼지를 모두 제거하는 게 목표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국방부는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긴급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후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내 야생 멧돼지에게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4건 확인된 데 따른 조처다.
우선 정부는 야생 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위험지역’, ‘발생·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의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관련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감염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철원·연천 지역은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발견 지역에서 5㎢까진 감염지역으로, 30㎢는 위험지역으로, 300㎢는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한다. 감염위험지역엔 멧돼지 이동을 차단할 철책을 설치하고, 위험지역에 포획틀 10개, 포획트랩 120개를 설치한다. 집중사냥지역에선 멧돼지 이동저지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총기를 사용한 포획을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사육돼지에게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강화·김포·파주·연천·철원)과 인접한 5개 시군(고양·양주·포천·동두천·화천)은 발생·완충지역으로 설정했다. 이 지역에선 멧돼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기 포획 대신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확대 설치한다. 현재 포획틀은 298개가 설치돼 있고 포획트랩은 이달 말까지 8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포획틀·포획트랩의 수를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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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관리지역.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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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남양주·가평, 강원 춘천·양구·인제·고성의 7개 시·군은 경계지역으로 설정한다. 이 지역에선 멧돼지 전면제거를 목표로 집중 포획을 한다. 무료 수렵장과 멧돼지 일제 포획주간을 운영하고, 멧돼지 포획 보상금을 마리당 1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군 포획단이 농업인의 피해신고 없이도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는 지역을 양돈농가 주변에서 시·군 전체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경계선 둘레인 폭 2km 구간의 차단지역에선 야생 멧돼지를 전면제거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상황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야생 멧돼지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 부처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각 지자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2일 오전 강원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 민통선 내 군부대에서 신고한 멧돼지 폐사체 2개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엔 경기 연천군 왕징면과 강원 철원군 원남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각각 1개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 전체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번졌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사육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총 14건으로, 모두 경기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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