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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3 18:36 수정 : 2019.10.13 19:21

인천 강화군 초지대교 앞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을 위해 차량 방역이 실시되던 모습. 강화군은 전체 사육돼지 3만5천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강화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천 강화군 초지대교 앞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을 위해 차량 방역이 실시되던 모습. 강화군은 전체 사육돼지 3만5천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강화도/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부가 13일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야생 멧돼지를 전면 포획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 특별대책을 내놨다. 일찍부터 제기됐던 요구임을 생각하면 뒤늦은 감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이것만으로 돼지열병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총체적 대책은 아직 요원하다.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국방부는 합동발표에서 멧돼지 관리를 4개 지역으로 구분해 철책, 포획틀, 포획트랩을 설치하고 감염위험지역의 집중사냥지역에선 총기를 사용한 포획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 이어 12일 이후에도 잇따라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된 데 따른 발표다. 정부는 이달 초까지 ‘철조망을 뚫고 북한 멧돼지가 내려올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비무장지대뿐 아니라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더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돼지 살처분 방침에 주력하던 정부가 지금이라도 멧돼지 대책에 나선 것은 질병의 확산을 막거나 적어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산악이 많은 지역 특성상 모든 멧돼지 포획은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야생 멧돼지 ‘천국’인 민통선 지역은 지뢰가 많아 사람이 직접 작업을 벌이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 가운데는 멧돼지 사체를 먹는 쥐·새 등의 몸에 묻은 바이러스만으로도 퍼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돼지열병의 급속한 확산은 비교적 잘 막은 편이지만, 돼지농가의 반발이 거세지고 발병경로도 의견이 엇갈리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강력한 대응과 통합지휘가 필요한데, 여전히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를 외면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론 비무장지대에 대한 남북 공동 실태조사를 벌이고 적절한 조처를 찾는 일이 절실하다. 멧돼지 대책에 머물 게 아니라, 정부는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전면적으로 듣고 시스템 마련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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