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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23 13:08 수정 : 2019.09.23 13:22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3월14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 청장 “장기미제사건 수사팀 보강 지시했다”
대구경찰청, ‘개구리 소년’ 사건 몇몇 제보 확인 중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3월14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경찰이 공소시효가 끝난 지 13년 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민갑룡 경찰청장이 장기미제사건 수사팀 보강 지시를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국장에게 미제수사팀의 역량을 보강하고 사기 진작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했다”며 “미제팀이 더디지만 하나하나씩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성 사건 용의자를 상당히 과학적 방법으로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제사건 관련 유가족들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다. 현재 인력을 가지고 기대에 걸맞게 일을 해내려면 부담이 크다. 팀을 더 보강하는 등 수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조처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성 사건 수사는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이아무개(56)씨가 실제 범인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소속 프로파일러들은 지난주 수감되어 있는 용의자를 면담했고, 수사팀 형사들 역시 여러 가지 질문을 했지만 이씨는 면담에 응하면서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과거 수사기록과 이씨의 당시 행적 등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는 화성 사건 용의자 특정과 관련해 민 청장은 “법적인 논쟁이 있지만 경찰 수사라는 것은 범죄 혐의가 있을 때 증거를 수집해 범인을 발견하는 것이다. 처벌은 다음 문제”라며 “어떤 중요한 사건이 해결 안 되고 남아 있으면 사건 관련자들은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또 사회 전체가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991년 대구에서 5명의 초등학생이 실종되고 11년 뒤 숨진 채 발견된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구리 소년 사건 역시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대표적 장기미제 사건이다. 민 청장은 “대구지방경찰청 미제수사팀에서 몇 건의 제보가 들어온 것을 확인하는 과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민 청장은 이 사건 발생 장소인 대구 달서구 와룡산을 찾아 유가족 등에게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민 청장의 20일 대구 방문은 구체적인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올해 봄에 정해진 일정이었다. 화성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즉시 경찰이 현장 증거를 수집해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의자 특정이 가능했지만,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의 주검이 11년이 지난 상태에서 발견된 터라 증거물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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