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4 17:42
수정 : 2019.10.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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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월 화성연쇄살인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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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죄로 처벌까지 끝난 화성연쇄 8차사건
경찰 “수사 기록과 용의자 진술 신빙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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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월 화성연쇄살인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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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아무개(56)씨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됐던 화성사건의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자백한 14건(처제 살인사건 제외)의 살인사건에 8차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경찰은 현재 이씨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8차 사건이 이씨의 범행으로 밝혀지면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씨는 지난달 24∼27일 부산교도소에서 이뤄진 경찰의 4∼7차 대면조사에서 화성사건 8차 사건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애초 장기 미제로 분류된 화성사건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8차 사건을 뺀 나머지 9차례의 사건이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아무개(13)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피해자를 결박하는 데 피해자의 속옷 등을 매듭지어 사용한 화성사건 범행 수법이 드러나지 않아 모방범죄로 결론났다. 이듬해 윤아무개(22)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후 윤씨는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2010년 5월 청주교소도에서 출소했다.
그러나 이씨가 모방범죄로 밝혀진 이 사건마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찰은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 중이다. 실제 이씨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당시 수사 기록과 이씨 진술을 대조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화성사건 외 4건의 추가 범행을 자백한 이씨가 8차 사건의 범행을 자백한 의도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8차 사건이 이씨의 범행으로 밝혀지면 당시 경찰은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최근 이씨의 추가 범죄 건수를 공개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기록을 검토해 이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단 단계”라며 “수사 진행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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