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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6 04:59 수정 : 2019.10.16 20:15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아무개씨. 그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1989년 7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8살짜리 초등학생도 성폭행 뒤 살해했다고 자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 여고생·청주 주부사건 등
경찰, 용의자 추가 자백 4건 공개
당시 부실수사 정황도 드러나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아무개씨. 그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1989년 7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8살짜리 초등학생도 성폭행 뒤 살해했다고 자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아무개(56)씨가 1989년 경기도 화성에서 실종된 초등학교 2학년생도 성폭행·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자백이 사실로 드러나면 1986~1991년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는 10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이씨가 자백한 살인사건 가운데 10건의 화성사건을 뺀 4건은 △1987년(발생 추정) 수원 화서역 여고생(당시 18살) 피살사건 △1989년 화성 초등생 ㄱ양(당시 8살) 실종사건 △1991년 청주 복대동 방적노동자(당시 17살) 피살사건 △1991년 청주 남주동 주부(당시 27살) 피살사건”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이들 사건을 자백하면서 범행 현장 등을 상세하게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했다. 특히 이씨는 ‘화성 초등생 ㄱ양은 성폭행·살해한 뒤 현장 주변에 주검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ㄱ양은 1989년 7월7일 낮 학교에서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이씨가 범행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당시 경찰의 ‘부실수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ㄱ양 실종 당시 경찰은 이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그가 1989년 9월 강도예비 혐의로 구속돼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단순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끝냈다. 이 때문에 ㄱ양의 주검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1988년 1월4일 수원시 화서역 인근 논에서 여고생이 스타킹에 두 손이 묶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을 때도 경찰은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를 지목한 뒤, 조사 과정에서 이 용의자가 숨지자 사건을 흐지부지 처리했다.

1991년 1월27일 발생한 청주 복대동 피살사건도 마찬가지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아닌 다른 이를 범인으로 특정해 재판에 넘겼으나 그는 무죄로 풀려났다. 청주 남주동 주부 피살사건도 경찰은 화성사건과 형태가 다르다며 별건 처리해 미제사건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자백한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화성 1차, 6차 사건은 물론, 이날 공개한 4건의 살인사건의 증거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에서 경찰이 관련 증거물을 모두 폐기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씨의 디엔에이(DNA)가 검출된 사건은 3·4·5·7·9차 화성사건뿐이다.

한편,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아무개(52)씨 쪽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수원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에 당시 수사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등 본격적인 재심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경찰은 박 변호사가 청구한 수사기록에 대해 “수사 중이라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기성 오윤주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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