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1 19:08
수정 : 2019.10.01 21:34
당장 실행 가능한 검찰개혁 급물살
조국 수사가 검찰개혁 동력 ‘역설’
민주연구원 검찰 개혁안 뼈대로
2주안 확정해 조국 수사 뒤 시행
“이번에도 못하면 언제…” 절박감
대통령령 등 손보면 되는 사안 중점
통폐합 수사부 6개 검찰청 설치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 강화
검찰과장 등 주요보직 비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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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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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입법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당장 실행 가능한 검찰개혁 방안 마련을 직접 지시하고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도 발 빠르게 개혁안 마련에 착수했다. 당정은 늦어도 2주 안에 최종안을 확정한 뒤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가 일단락된 직후부터 이를 빠르게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당정은 특수부·강력부·공공수사부를 ‘수사부’(가칭)로 통폐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민주연구원의 검찰개혁안 반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당정의 의지도 워낙 강해 정부 출범 이후 적폐수사 등으로 방치됐던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개혁 과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가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 직접수사 조직 통폐합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일 “대통령의 검찰개혁 지시는 입법 없이 검찰개혁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속하게 하라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미 정답은 나와 있다. 대통령이 주문한 개혁안을 다듬고 준비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조 장관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하면 2주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의 핵심 뼈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오른 만큼 대통령령 등을 통해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손보겠다는 것이다. 검찰개혁 방안의 기본 틀은 전날 민주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이 발표한 핵심은 ‘특수부 등 직접수사 조직 통폐합·축소’에 맞춰져 있다. 연구원은 △특수부, 강력부, 공공수사부를 통폐합한 뒤 명칭을 ‘수사부’ 등으로 변경 △통폐합된 수사부는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6개 검찰청에만 설치 △각 수사부의 검사 수는 서울은 10명 이하, 다른 지역은 5명 이하로 제한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만 개정하면 가능하다. 연구원은 또 법무부 탈검찰화를 위해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를 개정해 검사장이 맡는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뿐 아니라 검찰국 내 주요보직으로 꼽히는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 공안기획과장 등도 검사가 아닌 사람이 맡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법무부 자체 훈령을 개정해 검찰에 대한 감찰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재는 검찰청 소속 공무원의 비위에 대한 감찰은 검찰이 1차로 진행한 뒤 법무부가 이를 넘겨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앞으로는 감찰규정을 개정해 법무부가 검찰 자체 감찰과 별도로 감찰활동을 벌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연구원은 검사 또는 검찰 직원의 비리가 감찰 뒤 수사로 나아가는 경우 경찰로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해 수사의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는 민주연구원이 제안한 검찰개혁 방안을 검토한 뒤 이를 법무부와 협의해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하도록 속도를 낼 예정이다.
■ 당정 “이번에도 못하면…” 절박함
이 밖에도 민주당은 검찰개혁 여론이 실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전날 검찰개혁특위를 출범시킨 데 이어 이날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더좋은미래, 더미래구상이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고,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을 더 머뭇거릴 이유가 없고, 지체할 수 없다”며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고히 보장하고, 비대한 검찰 권력을 민주적으로 분산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전진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박주민 검찰개혁특위 위원장도 “지금 이 시기와 상황을 놓치면 검찰개혁이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어 당력을 집중해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1호 개혁과제였다. 2년 이상을 지지부진하다 조 장관 가족 수사를 계기로 여론이 되살아난 만큼,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정부와 민주당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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