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3 18:26
수정 : 2019.10.1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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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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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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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의 외침이 12일에도 서울 서초동 일대에 울려 퍼졌다. 지난 5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열린 촛불집회엔 수많은 시민이 참여해 “수십년 계속된 검찰의 낡은 시스템을 여기서 끊어야 한다”고 외쳤다. 5일 집회와 비슷한 규모로 모여든 시민들은 ‘우리는 언제든 다시 모인다’며 아홉차례에 걸친 검찰개혁 촛불집회 ‘시즌 1’을 마감했다. 시민들은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검찰개혁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검찰이 저항하면 언제든 촛불을 다시 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촛불집회가 일단락된 만큼 이젠 정치권이 답할 차례다.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거나 시늉만 하는 식이면 다시 촛불의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검찰개혁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보수 야당도 검찰개혁의 도도한 물줄기를 외면해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날 당정청 회의를 열어 특별수사부 축소 등을 위한 검찰청 사무기구 개정안을 1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대검찰청이 최근 ‘정치 게임’ 하듯 자체 개혁 방안을 하나둘씩 내놓았지만 이런 식으론 종합적인 쇄신작업이 어렵다. 정부와 여당이 중심을 잡고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제때에 처리하는 일이다. 검찰개혁의 완성은 제도 개혁을 통해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국회는 4월30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야 4당이 합의하면 이들 법안은 이르면 오는 28일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 검찰개혁 관련 법안들은 함께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과 달리 법사위 소관인 만큼 별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이 필요없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자유한국당은 별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법사위에서 단 한차례의 논의도 없었던 만큼 무작정 시간을 끌 일은 아니다. 다만, 선거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여야 4당 합의가 있었던 만큼 이를 위해선 여야 4당이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이제는 분명 정치의 시간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보수 진영의 광화문 집회도 지난 9일로 잠정 마무리됐다. 정치권은 거리에서 표출된 두 갈래의 민심을 어떻게든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회의장과 5당 대표는 정치협상회의를 발족해 정치 현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3당 원내대표들도 이번주부터 검찰개혁·선거법 처리 문제를 논의한다. 언제까지 대규모 집회로 맞불을 놓는 대결정국을 지속할 순 없다. 정치권이 광장의 민의를 수렴해야 한다. 정치권이 하루속히 해법을 마련함으로써 정치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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