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4 21:06
수정 : 2019.10.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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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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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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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조국 장관 사태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 면직안을 오후 5시38분께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 장관 사퇴 발표 직후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 (그러나)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회의에서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인한 혼란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되었다”며 “(조 장관 임명이)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국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과 그 주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여당과 갈등을 빚은 검찰에는 제대로 된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 때 검찰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검찰개혁이 중단 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제시한 세부 개혁안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는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10월 안으로 규정의 제정이나 개정,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 주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조 장관과 윤 총장을 ‘환상적인’ 조합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라며 “개혁을 끝까지 살려나가 입법과제까지 해결하는 게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의 역할도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조 장관에 대한 검증 경쟁과 검찰 수사 보도 과정에서 불거진 언론의 ‘검찰 정보 받아쓰기’ 관행에 대한 비판이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면서도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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