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2 21:40
수정 : 2019.10.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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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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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공수처 처리 요청
검찰개혁 시급성 다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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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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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찰개혁 의지를 거듭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필요성도 다시 언급하며 “대안이 뭐냐”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최근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국민의 뜻이 하나로 수렴하는 부분은 검찰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라며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엄정하면서도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주 정부는 법 개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께 이미 보고드렸다”라며 “심야조사와 부당한 별건 수사 금지 등을 포함한 인권보호 수사규칙과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막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청와대로 불러 이미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을 10월 안으로 마무리하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감찰 기능을 강화할 방안을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행정부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이제 국회 차례라는 주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올라 있는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보수 야당을 의식한 듯 “공수처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도 있지만,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별사정기구로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 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공수처법이 우리 정부부터 시작해 고위공직자들을 더 긴장시키고 보다 청렴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여당의 공수처 협공에 강하게 반발했다. 시정연설이 끝난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성토가 이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조국 대란’에 대한 사과도 반성도 없이 검찰개혁만 주장했다. 지금 개혁해야 할 것은 검찰이 아니라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지금 수사 잘하고 있는데 막겠다며 검찰개혁을 운운한다. ‘기승전공수처’다. 가짜 정의, 가짜 공정에 하이라이트를 찍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대통령의 조급증”이라며 “이 정권과 여당이 공수처에 목매는 이유는 검찰개혁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철 김미나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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