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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4 22:25 수정 : 2019.12.05 10:44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청 “청와대 외부 공직자가 제보
숨진 백 수사관은 전혀 무관”
‘첩보 생산·수사 지시’ 반박했지만

김기현 시장 시절 간부 지낸 송병기
2018년 선거땐 여당 송철호 캠프로
‘하명수사 의혹’ 여전히 해소 안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청와대가 4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자료는 외부에서 제보를 받은 것”이라며 “민정수석실이 특감반 자체 조사를 통해 만든 뒤 경찰에 지시해 수사하도록 한 사실이 없다”고 ‘하명수사’ 의혹을 반박했다. 하지만 청와대에 최초 제보를 한 인물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청와대가 여당 후보 쪽 인사한테 받은 제보를 경찰에 넘겼다는 점에서 ‘하명수사’ 의혹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 제보 경위와 이첩 과정에 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 대변인은 “조사 결과 (최초 제보는) 경찰 출신이거나 특감반원이 아닌,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이 2017년 10월께 제보자에게 스마트폰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받았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제보를 받은 행정관은 ‘제보 내용이 담긴 에스엔에스 메시지를 문서 파일로 요약정리한 뒤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백 전 비서관은 ‘이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나 제보 문건 내용이 비리 의혹에 관한 것이어서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에 전달하고,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제보자는 공직자이고 해당 행정관은 과거에도 제보자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비리를 제보받았다”고 덧붙였다.

제보자로 확인된 송 부시장은 2015년까지 울산시 교통건설국장을 지내다 퇴직했고,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 캠프에 들어갔다. 2017년 제보 당시에는 공직자 신분이 아니었던 셈이다. 지방선거 직전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김기현 시장 쪽에 불리한 증언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어 그동안 자유한국당 쪽으로부터 이 사건의 제보자로 지목을 받아왔다. 청와대의 자체 조사 결과에도 청와대와 경찰, 그리고 송 후보 쪽이 연결된 ‘하명수사’ 의혹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4일 오후 청와대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편 청와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숨진 백아무개 수사관은 김 전 시장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고인을 포함한 두 명의 민정비서관실 소속 특감반원이 울산에 간 것은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 점검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018년 1월8일 작성된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 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 자료를 공개하면서 “자료의 사회·교육·문화 분야 항목에 ‘검·경 간 고래고기 환부 갈등’이 점검 내용으로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백 수사관 사건을 언급한 뒤 “지금이라도 검경 합동수사단을 꾸려 진상을 밝혀야 한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벗겨내겠다”고 밝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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