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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1 20:53 수정 : 2020.01.01 09:33

기자간담회장 향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 앞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망신주기·먼지털기 수사’ 비판
소환도 않고 청문회날 정경심 기소
11시간 자택 압수수택도 논란 불러

‘몰랐다’ ‘문제없다’더니…
사모펀드 투자 경위·딸 논문 의혹 등
수사 과정서 상당 부분 관여 드러나
“청 유감 표시라도 해야” 지적도

기자간담회장 향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월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 앞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지 18일 만인 8월27일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장소 20~30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첫 강제수사였다. 이후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 20~30명의 검사를 투입해 사모펀드 투자 의혹, 딸·아들의 입시비리 의혹,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한 세 갈래 수사를 벌였다.

정부·여당은 “검찰이 정치 영역에 뛰어들었다”고 비판했지만, 검찰은 “언론 등이 제기하는 의혹이 간단치 않은 만큼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실제 조 전 장관 딸이 온라인에 올려놓은 자기소개서가 의혹의 단초가 되는 등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의 상당수는 야당이나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몇몇 대목에서 과도한 수사를 벌여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날인 9월6일 밤, 검찰이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게 대표적이다. 검찰은 사문서위조 혐의의 공소시효 탓에 청문회 당일 불가피하게 기소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수사로 늦춰졌던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한 번도 소환하지 않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을 기소한 것은 조 전 장관에 대한 ‘망신 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이 진행한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도 무리했다는 비판을 샀다. 검찰은 지난 9월23일 검사와 수사관 8~9명을 보내 조 전 장관 자택을 11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는데, 실제 압수수색 시간은 5~6시간에 그쳤지만 가정집에 대한 ‘먼지털기식’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전 장관 쪽도 수사 초반 언론 등이 제기한 문제에 내놓은 해명들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신뢰를 잃었다. 조 전 장관 쪽은 사모펀드 투자 경위나 딸의 의학논문 저자 등재 의혹 등과 관련해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아무 문제 없다’거나 ‘몰랐다,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으나,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당히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청문회 준비단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우리도 나중에 사실을 알고 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조 전 장관의 거짓 해명 등이 얽히면서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여론의 대결도 양극화됐다. 조 전 장관 수사를 비판하는 이들 수십만명이 주말마다 서울 서초동에 모여 검찰을 비판하는 촛불집회를 열었고, 조 전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는 서울 광화문에서 이어졌다.

이날 수사 결과에 대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태산명동에 서일필”(야단스러운 과정에 비해 결과가 적을 때를 이르는 말)이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 옹색하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여럿 드러난 상황에서 “검찰 탓”만 하는 청와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변호사는 “검찰 기소를 세간에서 평가하는 것이야 가능하지만, 청와대가 아무 문제 없었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안하무인’”이라며 “이번 수사로 최소한 조 전 장관이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이 되기에는 결함이 많은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났는데, 청와대가 이에 대한 유감 표시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총력을 기울여 126일간 이어온 무도한 강제수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너무 뻔하고 궁색한 결과”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법꾸라지’ 조국의 비리 혐의와 관련한 증거들이 수두룩한 상태에서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된 것은 아쉬울 따름”이라며 “검찰의 칼날도 청와대가 호위하는 ‘살아 있는 권력’ 조국 앞에선 무뎌질 수밖에 없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최현준 임재우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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