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3 18:34
수정 : 2019.12.04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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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코줄라이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국장이 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넬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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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줄라이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국장 인터뷰
“고령화 위기 앞둔 한국
연금 등 맞춤형 재정확대 필요
재원마련 증세 여의치 않다면
단기차입 늘려 적극적 재정정책을
정부 적극적 분배·친환경 투자
경제성장·세수증가 선순환을”
소주성특위 국제콘퍼런스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정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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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코줄라이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국장이 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넬탈 코엑스 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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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합리적이고 적절한 재정확대입니다. 한국은 최저임금 인상에 집중했던 것으로 아는데, 복지에 초점을 둔 재정지출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준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세계경제의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리처드 코줄라이트 세계화와 발전전략국장이 지난 2일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업그레이드를 위해 내놓은 조언이다. 그는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3일 주최한 ‘세계가 바라본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인 그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함께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연구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행사 하루 전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방향에 대한 평가와 세계경제의 현안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그는 발표 주제와 관련해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경제에는 네 가지 추세가 나타난다”며 노동소득분배율 감소, 긴축 정책으로 공공지출 축소, 기업의 생산적인 투자 기피, 녹색투자 실패로 이산화탄소 증가 등을 꼽았다. 그는 “이 가운데 한국에도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으로 국제경제의 기본 구조가 불평등을 심화하고 불안정성을 키우는 방식으로 설계된 점을 짚었다. 특히 금융시장이 너무 막강한 힘을 가지면서 주가 상승, 주택가격 폭등 같은 단기 이익을 창출하는 바람에 부채를 늘리고 투자를 저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런 구조가 바뀔 것이라 기대했지만 지난 10년간 불평등을 확대하는 금융위기의 근원적 행태가 반복됐다”며 “(세계경제가 불안정해진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같은 특정한 인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줄라이트 국장은 고령화 위기를 앞둔 한국에는 연금이나 복지 등에 대한 맞춤형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에 많은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안다. 최저임금 인상에만 기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보다는 다른 재분배 방안, 특히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재정지출을 통해 국민들의 미래 불안을 같이 해소해준다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그는 공공투자는 특히 지속가능한 경제로 이행하는 데 필요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등 친환경에 대한 투자와 고령사회에 대비한 돌봄경제를 위한 투자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 증세가 여의치 않다면, 저금리를 활용해 정부가 단기적으로 차입을 늘려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도 된다고 했다. 그는 “유엔 세계정책모델의 추정에 따르면 모든 나라에서 재정지출 대비 국내총생산 발생 규모가 더 크다”며 현행 조세체계를 무리해서 바꾸지 않아도 정부지출을 늘려 경제가 성장하고 세수가 증가하는 선순환을 목표로 정책을 펼 수 있다고 했다.
코줄라이트 국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분배 노력과 친환경 투자가 잘 이뤄진 사례로 독일 베를린과 덴마크 코펜하겐을 꼽았다. 그는 “지역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임대주택 제공 등을 통해 (계층 간) 형평성을 높이고 있다. 주택 문제는 서울도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도 태양에너지를 통해 낙후지역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시장 중심 경제 틀에서 아직 국가 차원의 정책 도입 노력은 부족하지만, 지역·분야별 차원에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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