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6 19:10
수정 : 2020.01.0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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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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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7.9만채 공급…전보다 늘어
다주택자·임대주택사업자 급증
“보유세 인상 등 투기수요 억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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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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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재개발과 부동산 투자 규제 때문에 서울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시가 “과장된 공급 부족론이며, 부동산 투기가 문제”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주택공급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 부동산 공급은 충분하나 서울 외 거주자와 다주택자 등 실수요보다 투기수요가 확대됐다”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확고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제지를 중심으로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억제 정책으로 서울 부동산 공급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지난달 29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공급 확대를 통한 집값 안정을 주장하며 박 시장을 비판한 바 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주택 준공 물량은 줄지 않았다. 과거보다 증가했다. 주택시장 불안정 상황은 ‘공급 부족’이라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주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불안감 등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고 주장했다. 시가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주택은 연평균 7만9천채가 공급됐으며, 서울시는 2025년까지 연평균 8만2천채의 주택이 서울에 공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 물량은 부족하지 않지만, 투기수요와 다주택자가 새로 공급되는 주택 매물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실거주용 주택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한다. 시가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다주택자는 2012년 29만9천명(전체 주택보유자의 13.1%)이었으나, 2018년 38만8천명(주택 보유자의 15.8%)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투기나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임대등록사업자와 서울 외 거주자들이 급증해 거래 시장에 나오는 주택 물건이 줄어들었다고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 거주자가 아니지만 서울에 주택을 갖고 있는 주택 보유자는 2018년 38만4153명으로, 전체 주택 보유자의 14.9%에 이른다. 이는 2017년 대비 8997명 증가한 수치다. 임대등록사업자도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급격히 늘었다. 2018~2019년 서울의 신규 임대등록사업자는 8만3천명으로 전체 서울 임대등록사업자(16만6천명)의 50% 수준이다.
시는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해 보유세를 높이고 공시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시지가 산정, 보유세 증세 등의 권한이 없는 서울시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정순 서울시 민생정책보좌관은 “서울시가 권한이 없는데 뭘 할 수 있냐고 이야기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시민들한테 이런 사실을 알리고,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중요한 책무”라고 설명했다.
채윤태 서혜미 기자
chai@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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