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지난해보다 쉽다”…고전시 포함 고난도 2개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왼쪽)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출제본부 “9월 모의평가보다도 조금 더 쉬워”
고전시가·경제 다룬 문항 2개 ‘고난도’ 꼽혀
인문·과학 분야 지문은 분량도 많지 않아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왼쪽)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은 지난해 ‘초고난도 문항’으로 난이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견줘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수능 출제본부는 “국어 영역은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등 출제 과목별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목표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출제하되,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여 출제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교육부 브리핑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으로 출제 경향을 분석한 교사들은 “전년도보다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도 조금 더 쉬운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고난도’ 문항으로는, 문학 영역에서 고전시가인 ‘월선헌십육경가’(신계영)와 ‘어촌기’(권근)을 지문으로 삼은 22번 문항(이하 ‘홀수형’ 기준)과 독서 영역에서 바젤 기준과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개념을 지문으로 삼은 40번 문항이 꼽혔다. 22번 문항은 ‘월선헌십육경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내용을 고르는 문항인데, 김용진 교사(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는 “<이비에스>(EBS) 교재에 연계된 작품이지만, 고전시가이고 이비에스 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부분이 지문에 일부 포함되어 작품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40번 문항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기자본비율의 국제적 기준이 다듬어져가는 과정을 다룬 지문을 보여주고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항이다. 김용진 교사는 “이비에스 교재 연계가 아닌 데다가 경제 지문을 다루고 있고, 제시된 용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가 바뀌는 부분이 있다. 그것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난이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문에서 관련 개념을 모두 설명해줬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배경 지식에 따른 유불리도 작용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인간과 인공 지능의 관계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적절하지 않은 ‘글쓰기 전략’을 고르는 6번 문항, 음운 변동을 다룬 13번 문항,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을 지문으로 주고 서술자의 서술 방식을 물은 32번 문항 등은 비교적 새로운 유형의 문항으로 꼽혔다. ‘어촌기’(권근)와 ‘새’(김기택) 등 이비에스 교재 연계가 아닌 지문들도 있었지만, 내용 파악에 큰 어려움이 있는 지문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었다.

독서 영역 지문의 경우, 여태껏 대체로 2200~2300자 분량의 지문들이 출제됐었는데 올해에는 사회 분야 지문만 그 정도 분량이었고 인문, 과학 분야의 지문은 1500~1600자 수준의 분량으로 출제됐다. 김영진 교사는 “지문 길이가 길어서 독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원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