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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7 17:56 수정 : 2020.01.08 11:12

4일(현지시각)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시민들이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 암살에 항의하는 반미 시위 도중 미국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이란군의 공개 보복” 지시
기존 대리세력 전술 대신 이란 자체 군사력 실행

미국과 공개적인 전쟁도 불사한다는 의미
미국 B-52 전폭기, 특수·공수부대 추가 배치

4일(현지시각)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시민들이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 암살에 항의하는 반미 시위 도중 미국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사태를 놓고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이란군에 의한 공개적인 보복을 천명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으로 군사력을 집중시키며 이란의 보복에 따른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다. 양쪽의 대치가 가팔라지면서 ‘계산 착오’에 따른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6일(현지시각)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해 대미 보복 공격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명의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이익’을 상대로 이란군이 자체적으로 공개적이며 직접적이고 비례적인 공격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는 대신, 중동 지역에서 자신들이 지원하고 양성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들을 내세워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공격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솔레이마니의 암살을 계기로 자체 정규군을 동원해 공식적인 보복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이란 내의 국민적 분노 앞에서 하메네이가 전통적인 신중함도 벗어던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발언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페르시아만의 미군 기지 △전 세계 미국 공관과 외교관 등이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란 근처로 특수부대 전력을 보강하는 한편, 전략폭격기들도 대거 파견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주력 전략폭격기 비(B)-52 6대를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시엔엔>(CNN) 방송이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52 전폭기들은 지시가 내려지면 대이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도 B-52 전폭기들이 이날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떠나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비-52 전폭기를 이란 인근에 배치한다는 것 자체가 최고 수준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때 사용했고,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다.

또한, 미 국방부는 ‘바탄 상륙준비단’(ARG)에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지원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지중해에서 훈련 중인 바탄 상륙준비단이 페르시아만 쪽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바탄 상륙준비단은 ‘유에스에스(USS) 바탄’ 등 수륙양용 공격함 등과 4500명의 해군 및 해병대 전력을 갖춘 상륙작전 부대다. 이란의 보복이 있을 경우 상륙까지 포함해 압도적으로 반격을 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미국은 솔레이마니 암살 직후 중동 지역에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3500명의 추가 배치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적의 수장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작전에 특화된 육군 제75 레인저연대의 1개 중대도 추가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추가 배치되는 병력의 일차적 임무는 미국 대사관이나 미군기지 방어 및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대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뉴스룸톡(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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