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0 18:54
수정 : 2006.09.10 20:39
김종훈 대표 “”4차는 10월23~27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9일(현지시각) 주요 쟁점에서는 합의를 보지 못하는 등 실질적 진전 없이 나흘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미국 쪽은 상품·섬유개방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한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덤핑문제와 개성공단 등 우리 쪽 주요 요구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농산물 개방에 대해 한국은 피해가 적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한 수정안을 4차 협상 전에 미국에 전달하기로 했다.
9일 김종훈 한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3차 협상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야에서 양쪽이 기존 자세를 고수함으로써 핵심 쟁점들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쪽이 상품과 섬유분야의 양허안(관세율 인하 계획표)을 새로 제시했으나 우리 쪽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추가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쪽도 미국 쪽이 농산물 개방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함에 따라 국내생산이 별로 없는 품목을 중심으로 1차 농산물 양허안을 수정해 4차 협상 전에 미국 쪽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미국은 한국의 반덤핑규제 완화요구에 대해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웬디 커틀러 미국 쪽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세이프가드를 논의해 그 결과를 이번 협정에 포함시킬 용의가 있지만, 반덤핑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한국 쪽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도 ‘논의대상이 아니다’는 미국의 태도가 이번 협상에서 변하지 않았다고 협상단은 전했다. 양쪽은 오는 10월23~27일 한국에서 제 4차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으며 쟁점이 많은 일부 분과들은 4차 협상 이전에 별도 회의를 열어 협상 진척도를 높이기로 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시애틀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시위를 벌여온 원정시위대는 이날 오후 상복 차림으로 상여를 메고 거리를 행진하는 ‘에프티에이 장례식’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쳤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협상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던 도중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됐으나 3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시애틀/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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