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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9 15:48 수정 : 2006.09.19 15:53

김근태 의장 등 만나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19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관련, "조선,철강,반도체 등 세계 1위 업종이 많은데 우리나라 저력으로 볼 때 겁을 낼 필요가 없다"며 "이것이 장사하는 셈범"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 등 여당 지도부와 만나 "한미FTA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고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장사꾼의 관점에서 보면 장사판이 넓어지는게 중요하다"며 "미국은 제일 부자 나라이고 장사하기 좋은 나라라서 이런 나라에 가서 장사 한번 잘해보자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이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J의 이날 언급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는 "한-칠레 FTA를 추진할 때 모두가 걱정했고 반대도 많았지만 별 문제가 없었고 칠레를 거점으로 남미 수출이 증가했다"고 한-칠레 FTA의 성과를 예로 든 뒤 "시작할 때는 두려워하지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개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저력을 믿고 대담하게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김근태 의장이 여당내 일각의 `DJ 특사론'을 언급하자 "개인자격으로 가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사는 정부 사람이 가는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의 생각을 잘 읽고 있는 사람이 (북한에) 가서 상대방도 대통령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문제를 푸는데 노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직접 만나는게 역시 중요하다"며 "직접 만나면 긍정적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미외교의 방향에 대해 "미국 네오콘과 부시 행정부를 구분해야 하고 미국에 대해선 전쟁반대와 평화사랑을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며 "미국을 좋아하지만 미국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얘기할 때 미국 사람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 "전통적 지지자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한 뒤 국민이 관심을 두는 3가지 주제로 남북평화, 경제문제 해결 및 생산적 복지, 중산층 회생을 들고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별회견 등을 통해 미.일 우파를 강력비판한 것과 관련, "잘한 것이 없지만 (관련 기사에) 댓글이 많이 올라왔더라"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답답한데 방향을 잡은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의 반응을 살핀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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