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3.09 01:27 수정 : 2007.03.09 01:27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8차 협상 첫날인 8일 경쟁분과와 통관분과가 타결됐다.

핵심 쟁점 분과는 아니지만 협상 대상 쟁점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게 협상단의 평가다.

이날 타결된 경쟁분과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 과정에서 논란을 겪다 유보됐던 동의명령제 도입에 양국이 합의한 점이 주목된다.

한미 FTA에 의해 제도 도입이 합의돼 FTA로 국내법 개정의 효과가 발생하게 됐기 때문이다.

◇ 경쟁.통관 합의내용은

경쟁분과에서는 협정문 각주에 재벌규제를 명시하는 이른바 '재벌각주' 문제를 미국이 더 이상 고집하지 않기로 하고 동의명령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의명령제란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기업이 위반행위 시정, 피해구제 등에 합의하면 제재조치를 내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독점 공기업에 대해서도 양측은 독점 공기업을 설립해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독점 공기업이 시장을 왜곡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두되 공공요금체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문안을 두기로 해 FTA로 인한 공공요금의 인상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게 됐다.

아직 소규모 쟁점이 남아 있지만 통관분과에서는 통과절차를 신속.간소화하는 방안을 양측이 지속적으로 논의할 채널을 만들고 상대국의 수출.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원산지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김종훈 대표는 "이번 협상 중 통관분과가 마무리 지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국내법 바꾸는 FTA

이날 완전 타결된 두 분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동의명령제 도입에 양측이 합의함으로써 '외부충격에 의한 개혁'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경제법인 공정거래법의 위반은 형사법과 달리, 위법판단이 어렵고 입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경쟁당국과 기업 모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다른 기업이 피해구제를 위해 위법 사항의 입증을 기다린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노릇이다.

동의명령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형사법의 유죄인정협상처럼 경쟁당국과 기업이 시정조치와 피해구제에 합의하면 사건을 종료하는 것이다.

동의명령제는 미국 등 선진국에 이미 도입돼 실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도입의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으나 번번이 '시기상조론' 등에 밀려 실현되지 못했다.

학계의 제안을 시작으로 공정위도 오래 전부터 이 제도의 도입을 연구해왔고 지난해에는 재정경제부가 총괄해 발표한 '기업환경개선대책'에도 포함돼 있었으나 법무부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김종훈 대표는 동의명령제에 대한 양국의 합의사실을 전하며 법무부 등의 반대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관계 부처들 사이에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며 "입법 관련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절하게 협의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입이 유보됐던 동의명령제가 한미 FTA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