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없이 한국 사업장 현장실사 가능

섬유분야 즉시철폐 비중

[한-미FTA 협정문 공개] ⑤ 섬유

섬유 분야에서는 중국산 섬유들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관세 혜택을 받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우회 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강력한 조처들이 도입됐다.

우선 대미 수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원산지 입증에 필요한 정보를 매년 제공해야 한다. 단 첫번째 정보 제공은 협정 발효 1년 안에 해야 한다. 정보 제공 범위에는 소유자·경영진 명단, 근로자 수, 기계 대수 및 가동 시간, 제품명세, 생산능력, 납품기업 명단, 미국 바이어 연락처 등이 들어간다. 임금, 근로시간, 근로자 숙련도는 제외됐다. 미국 바이어와 직거래하지 않는 중소기업(50인 미만)에 대해서는 설비가동 시간, 납품기업 명단 등이 제출 대상에서 배제됐고 최종재 생산 기업이 일괄제출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원산지가 의심될 경우 수입국이 수출국을 방문해 공동으로 사전 예고 없이 현장실사를 벌일 수 있다. 실사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실사를 못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수입국이 특혜관세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수출업체 처지에서는 사실상 현장실사를 거부할 수가 없다.

또 우회 수출이 적발되면 미국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관세특혜 물량’(원사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한국 밖의 원사를 가지고 생산한 제품에 특혜관세를 주는 것)을 최대 3배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은 수입액 기준 61%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스웨터, 양말, 남성셔츠 등 우리의 관심품목 225가지 가운데 164가지가 즉시 철폐된다. 우리 쪽은 수입액 기준 72%를 즉시 철폐한다. 정부는 “즉시 철폐 제품의 비중은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 모로코와 맺은 에프티에이보다는 높고 싱가포르, 바레인, 칠레 등과 맺은 에프티에이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얀포워드(원사 기준)는 합섬 여성재킷, 합섬 남성셔츠 등 33가지 품목(대미수출 비중 5%)에 대해서만 예외가 확보됐다. 섬유 세이프가드는 미국의 주장대로 도입하기로 했으며, 발동 기간은 이행기간 만료 이후 10년으로 했다. 안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