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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5 19:18 수정 : 2007.05.25 19:18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 관련 합의 내용

[한-미FTA 협정문 공개] ④ 역외가공

발효 1년되야 위원회 가동…일러야 내년말 특혜관세 가능
북 노동기준·비핵화 등 인정조건 까다로와 현실화 의문

정부는 2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을 공개하며, 개성공단 문제를 다룰 ‘한반도역외가공지역(OPZ)위원회’(이하 위원회) 관련 합의는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자 충족 가능한 과제”라고 자평했다. 이 협정문은 개성공단 문제를 다룰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양국은 위원회를 협정 발효 1돌 기념일에 열도록 합의했다. 양국 의회의 비준 등 모든 전제조건이 무난하게 충족되고 위원회 활동이 신속하게 진행되더라도, 일러야 2008년 말 또는 2009년 초에나 개성공단산 제품에 특혜관세 부여가 가능한 셈이다.

이는 북-미간 적대관계 탓이 크지만, 앞서 한국이 싱가포르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이 발효 즉시 개성공단산 제품에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미흡하다.

개성공단산 제품이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려면 양국이 적시한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게 첩첩산중이다.

지난 3월 29일 개성공단 시범단지 내 평화제화공장에서 한 북쪽 여성근로자가 여성용 신발을 만들고 있다. 개성/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우선, “일반적인 환경 기준, 노동 기준 및 관행, 임금 관행과 영업·경영 관행”을 “현지 경제의 그 밖의 곳에서 일반적인 상황과 관련 국제규범을 적절하게 참고”해 판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부 검토 결과 개성공단의 임금·노동·환경 기준이 북한의 다른 지역 및 성격이 비슷한 중국·베트남의 특구 지역에 비춰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난제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는 “미국의 관련 법을 보면 ‘잭슨-배닉 조항’에 따라, 대외무역관계를 맺을 때 노동환경 개선과 관련해 인권문제를 제기하도록 돼 있다”며 “북-미관계나 북한의 인권상황에 비춰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라는 기준도 정부는 2·13합의를 근거로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 등 북-미 관계 정상화 협의 진전 여부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

실제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지난달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미국 정부는 테러지원국 등으로 분류된 국가와 거래를 규정하는 국무부 산하 외국자산관리실(OFAC)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반도역외가공지역’ 지정 기준은 ‘남북관계에 끼칠 영향’ 등 협정문에 적시한 3개로 “한정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단 대목도 있다.

이는 미국이 ‘추가 조건’을 내걸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어깃장을 놓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또 ‘위원회’의 결정이 협정 내용의 개정을 필요로 하는 사안일 경우 양국 정부는 “의회의 승인을 구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양국 정부의 집행 책임을 규정한 것임과 동시에 미 의회의 개입 통로를 열어둔 것이기도 하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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