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작된 청계천 복원 공사가 1일 드디어 끝난다. 29일 밤 청계천변을 거닐던 시민들이 1일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새물맞이 행사 준비를 위해 쏘아올린 레이저 불빛을 바라보고 있다. 30일 저녁 전야제는 비로 취소됐고, 1일 통수의식을 시작으로 3일까지 청계천 주변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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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복개 68년만에 복원… 10월1일 새물맞이 축제
마침내 청계천에 다시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1일 오후 6시 중구 청계1가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열어 수십년 동안 닫혀 있던 청계천 물길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 보낸다. 1937년 태평로~광교 구간이 처음으로 복개된 지 68년만이다. 77년 하류구간까지 완전히 시멘트로 덮힌 때로부터 치면 28년 만이다. 청계천은 1394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서울로 천도한 이후 사대문 안 한복판을 흐르는 명당수이자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생활터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이후 수차례에 걸쳐 복개 공사가 이뤄지고 67년엔 고가도로 공사가 시작돼 청계천은 땅밑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청계천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생명질서의 회복을 꿈꾸던 학자, 작가들의 원대한 이상에서 출발했다. 노수홍(연세대)·황기연(홍익대) 교수 등 학자 20여명은 2000년 ‘청계천살리기연구회’를 꾸려 본격적으로 복원 가능성을 점검해 갔으며, <토지>의 작가 박경리 씨 등은 생명 운동 차원에서 청계천 복원의 당위성을 주창했다. 특히 <한겨레>는 2002년 초 신년특집 ‘청계천에 생명을’ 등을 통해 이 문제의 공론화를 시종일관 주도했다. 이후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청계천 복원을 제1 공약으로 내세운 이명박 시장이 당선됨으로써 청계천 복원은 현실화의 단계로 들어섰으며,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의 공사 개시 결정에 힘입어 마침내 복원 사업의 첫삽을 뜨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년3개월 동안 총 3850억원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지었다. 이번에 복원·정비된 물길 5.8km엔 한강물과 지하철 지하수에서 끌어올린 물 12만t이 매일 공급돼 평균 수심 30cm를 유지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으로 시민들에게 자연과 어우러진 새로운 도시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해마다 200만~300만명의 외국관광객이 방문해 주변 상권도 활력이 붙어 약 23조원의 직·간접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30일 밤 서울 광화문 빌딩에서 내려다본 청계천의 야경. 새물맞이 준비를 마친 청계천을 따라 퇴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2년 3개월에 걸친 공사를 마치고 복원된 청계천은 오늘 오전 10시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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