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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2 11:44 수정 : 2018.06.12 14:03

[조천호의 파란 하늘]
노르웨이대학 분석에 허점 가능성
사회경제 요인만으로 CO₂분포 계산
화력발전·중화학 기반 고려했어야

대기과학자
“서울이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라는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NTNU) 제니니센터(Genini Center)의 연구 결과가 여러 신문에 실렸다. 이 연구는 <인바이런멘털 리서치 레터스>(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라는 학술 논문지에 게재되었다. 신문 기사는 제니니 연구에서 산출한 서울의 배출량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작성되었지만,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제니니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0m 격자로 나누어 산출했다. 세계 각 나라는 일년 동안 배출한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을 세계 이산화탄소 자료 센터에 보낸다. 이 각국의 총배출량으로부터 격자 위치에서 배출량을 다시 산출해야 한다. 이러한 하향식(톱-다운) 방법은 일반적으로 각 나라의 총배출량을 인구 분포에 따라 각 격자에 배치하는 것이다. 제니니 연구팀은 인구 분포뿐만이 아니라 소득, 소비형태, 지역 구매력 등을 고려해 격자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했다.

격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분포를 좀더 정확하게 산출하려면, 가장 먼저 화력 발전이나 중화학 공장 등 점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격자에 배치한다. 그 다음 수송(교통)에 따른 선 오염원의 배출량을 격자에 배치한다. 마지막으로 각 나라의 총배출량에서 점과 선 오염원의 배출량을 뺀 양으로 인구밀도와 소득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격자에 배치한다. 그러나 점과 선 오염원의 정확한 인벤토리는 미국, 유럽과 일본 등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를 다룰 땐 점과 선 오염원을 고려할 수 없다.

제니니 연구팀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분포를 산출하므로 점과 선 오염원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도시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출이 정확한 근거로 영국 도시들의 배출량이 인프라(점과 선 오염원)보다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경우를 제시했다. 이는 금융 국가인 영국에서는 적용할 수 있어도 중화학 공업이 기반인 우리나라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가정이다. 우리나라 이산화탄소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배출하는 것보다 산업에서 배출하는 양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업 시설은 서울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므로 정확하게 점과 선 오염원도 함께 고려한다면 제니니 연구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기사에 ‘굴뚝, 오명, 최악, 불명예’ 등 부정적인 단어를 ‘서울’ 앞뒤에 단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제니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와 소득수준이 집중된 곳의 반영일 뿐 이산화탄소 배출량과는 정확히 맞지 않을 수 있다. 곧 서울이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 도시가 아닐 수 있다.

대기과학자 cch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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