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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0 08:17 수정 : 2018.04.19 13:46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활동중인 강민진 공동집행위원장(왼쪽부터), 김정민(17)양, 김윤송(15)양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농성장에서 언쟁을 벌인 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소아 기자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활동중인 강민진 공동집행위원장(왼쪽부터), 김정민(17)양, 김윤송(15)양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농성장에서 언쟁을 벌인 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소아 기자
“18살이 뭘 알아?”

“XX들, 뭘 안다고 그래?”

“너 몇 살이야?”

“너네 다 빨갱이지?”

고작 1시간이었다. 국회 앞에서 18살 선거연령 하향을 촉구하는 1인 피켓시위와 노숙농성 중인 청소년들을 취재하는 1시간 동안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쏟아낸 말들이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농성장에서 만난 김윤송(15)양과 김정민(17)양은 지난 22일 18살 선거권을 요구하며 삭발을 한 뒤 19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틀동안 계속된 꽃샘추위에 춥지 않냐는 질문에 김윤송양은 그저 씨익 웃었다.

김정민(오른쪽·17)양과 김윤송(15)양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출구 앞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장에서 장난을 치며 밝게 웃고 있다. 백소아 기자
대안학교인 ‘산학교’ 학생들이 농성장을 찾아 함께 피켓시위로 힘을 보탰다. 처음 피켓시위를 해본다는 권윤정(16)양은 자신에게 손가락질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적잖이 놀란 모습이었다. 권 양은 “단지 피켓을 들고 있는것 뿐인데도 우리를 무시하고 얘기를 듣지 않으려는 어른들을 보니 더욱 열심히 선거연령 하향운동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산학교에 다니는 권윤정(16·왼쪽)과 박영초(16)양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18세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이날부터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일부 의원들이 지지방문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성장을 찾은 한 국회의원의 모습에 김정민양과 김윤송양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약속시간보다 4시간 늦게 모습을 나타낸 의원은 의견을 전달하려는 청소년들에게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기념사진부터 찍기를 원했다. 농성장의 청소년들은 그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활동중인 강민진 공동집행위원장(왼쪽 둘째), 김윤송(오른쪽 둘째 ·15)양을 비롯한 청소년들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18살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쪽에서는 길을 지나다 이들에게 폭언을 퍼부은 노인들(왼쪽)이 분을 삭히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다. 시간이 없다며 기념사진부터 찍던 의원은 청소년들의 목소리보다 노인들의 목소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뒤 농성장을 떠났다. 백소아 기자
‘18살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장’ 앞을 지나던 노인 4명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짜고짜 폭언을 쏟아낸다. 그들의 질문에 정중함은 없었다. 농성장을 지키던 강민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그들에게 물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한 것 아닌가요?”

그들이 답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한 것이 아니야.”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18세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장' 앞을 지나던 노인4명(오른쪽)이 다짜고짜 폭언을 퍼붓는다. 대부분의 말은 “야” 또는 비속어로 시작됐다. “왜 18살은 선거권을 가지면 안되냐”는 청소년들의 질문에 그들은 이유보다 자신들의 화려한 이력만을 읊었다. 백소아 기자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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