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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09 15:47 수정 : 2018.05.10 10:27

그래픽_김지야

네이버 뉴스서비스 어떻게 바뀌나

모바일 첫 화면에 뉴스 대신 검색 기능
3분기부터 한번 밀면 ‘뉴스판’ 등 보이게
뉴스도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노출
댓글 허용·정렬방식도 언론사에 맡겨
네이버 “공간·기술 제공 역할만 할 것”

그래픽_김지야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뉴스 제공 방식 역시 아웃링크로 개편하기로 한 것은 9년 전 모바일 웹페이지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의 뉴스 서비스 개편이다. 누리꾼 ‘드루킹’의 뉴스 댓글·공감 조작이 불러온 파문이, 뉴스로 사용자를 유인해 머물게 하는 ‘가두리식’ 운영과 이를 통해 광고수익을 극대화하는 네이버의 사업모델을 전반적으로 바꿔놓는 셈이 됐다. 그러나 완전한 아웃링크 전환과 댓글 배열 조작 방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빠져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네이버 모바일 초기 화면이다. 현재 네이버의 초기 화면은 검색 창 아래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 주요 뉴스 제목 5건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사진·동영상 뉴스 2건 순서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는 오는 3분기부터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모두 빼기로 했다.

뉴스는 초기 화면(가칭 ‘홈판’ 또는 ‘검색판’)을 한번 밀면 나오는 ‘뉴스판’을 통해 보게 할 예정이다. 뉴스판에선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기사들이 노출된다. 언론사는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현재 ‘○○님을 위한 에어스(AiRS) 추천’이라는 형식으로 제공되던 인공지능 뉴스 추천 서비스를 ‘뉴스피드판’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뉴스를 개인별로 최적화해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네이버는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외부 검증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초기화면에서 사라짐에 따라 실시간 검색 순위에 따라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반복적으로 게재되는 ‘낚시성’ 어뷰징 기사는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 “아웃링크 방식 전환 원칙” 네이버는 그동안 언론사들이 제공한 기사를 네이버 누리집에서 보는 ‘인링크’ 방식은, 네이버는 기사 링크만 제공하고 언론사 누리집으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아웃링크 방식 전환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아웃링크 운영 가이드라인부터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전환에 필요한 보안 조처, 광고 게재 등이 담긴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해 곧 언론사들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콘텐츠 제휴’ 매체 124곳(언론사 기준 70곳)에 연 700억원가량의 기사 전재료를 지급하는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서비스를 했으나,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모아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리면서 언론사에는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왔다.

그러나 모든 언론사들이 아웃링크로 전환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아웃링크 방식 전환을 원하는지 물었는데, 이날 네이버 쪽은 “콘텐츠 제휴 언론사 70곳 가운데 70% 정도만 답변을 했다. 1곳만 아웃링크에 찬성하고 나머지는 인링크로 남기를 원했다”며 “언론사와 개별 협의를 거쳐 인링크 방식을 유지할지와 아웃링크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지만 아웃링크 전환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애초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 “전체가 다 아웃링크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 기본 원칙은 아웃링크 방식 전환이고, 추진 의지도 확실하다”며 “일부 매체가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인링크 매체를 늘리는 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언론사들은 전재료를 받으며 인링크로 남을지, 자사 누리집 광고수입을 기대하며 아웃링크로 전환할지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이참에 사업모델 개편 네이버의 이런 뉴스 서비스 개편에 대해서는 한계는 있지만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결정은 ‘드루킹 사건’으로 전체 뉴스의 70%가 소비되고, 모바일을 기준으로 3천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가 여론 조작을 방치했다는 비난 여론을 배경으로 이뤄졌다. 또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행사하는 게 온당한지 네이버와 언론사 사이의 수익배분은 공정한지에 대한 기존 언론들의 비판도 이어진 바 있다.

모바일 초기 화면 개편은 비단 뉴스 서비스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네이버 이용자가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는 상황을 반영한 사업모델 개편 필요성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이사는 “젊은 이용자들은 네이버에 왔을 때 원하는 정보가 없다는 말도 하는데, 지역·성별·연령에 따라 다 이용자의 성향이 다르다고 본다”며 “지금처럼 3천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모두 동일한 뉴스를 보고, 모두 동일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보는 지금의 구조를 내려놓지 않고서는 네이버의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의 편익을 해치지 않으면서 언론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완전한 아웃링크 전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언론학)는 “아웃링크 도입을 통해 언론사들이 자신이 생산한 기사에 대한 좋은 평가는 물론 비판도 받을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네이버가 언론사 핑계를 대면서 인링크를 남겨둘 것이 아니라 모두 아웃링크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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