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13 19:40
수정 : 2018.09.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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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아이 자존감의 비밀’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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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원장,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아이들은 그 말 잘 몰라요. 아이들은 그냥 사는 거예요. 꽃이 최선을 다해 피나요? 꽃은 그냥 피어요. 아이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언제쯤 가능할까요? 사고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성숙해지는 25살쯤 가능합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12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에서 서 원장은 400여 청중을 대상으로‘아이 자존감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다음달 2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조선미 아주대 교수의 특강이 열릴 예정이다.
서 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가 만연해지면서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불안을 유발하는 사회가 됐다”며 “부모들은 ‘아무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나의 효율성을 극단화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부모들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그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며 아이들의 자존감 역시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2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였다는 것도 그런 현상을 반영한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는 데도 이런 사회 분위기가 한몫한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원장은 “작은 성공 경험이 중요하고, 그럴려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못하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공부하라며 야단치는 것보다, 형광등 갈아끼우기 등 아이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시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부모의 긍정적 피드백도 중요하다. 서 원장은 “아이들을 점수로 평가하지 말고 과정을 중시해 그것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주라”고 권했다. 서 원장은 또 “자존감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갖고 태어나는 것인데 오염되어 위태로워진 것”이라며 긍정적 피드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nia.co.kr
*상세한 특강 내용은 한겨레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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