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전에 규칙적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 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화 소재를 발굴할 수 있어 좋다. 사진은 한 엄마가 잠자기 전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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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물 목욕하고 마사지 긴장 풀어지고 스킨십으로 정서 안정
정수리 등 문질러 주면 눈이 스르르 이야기 들려주고 그림책 함께 보기
언어 발달 도움 되고 상상력 쑥쑥 찜통 같은 더위로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가 쉽게 지칠 수 있다. 양육자는 평소보다 아이에게 짜증이나 화를 더 많이 낼 수도 있고, 아이 감정을 세심하게 보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양육자 마음 한쪽에서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나는 좋은 부모인가?’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육아 전문가들은 그럴 때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잠자기 직전 시간이다. 아이가 꿈나라로 가기 전 시간을 잘 활용하면,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면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시간만큼은 아이도 양육자도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 시간을 잘 보냈더라도 잠들기 직전 시간은 ‘수면 교육’ 일환으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일정한 수면 의식을 거쳐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잠이 드는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며 잠을 깊이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연구에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아이들은 충분히 잔 아이들에 비해 우울, 불안, 과잉 행동, 공격성 등에 문제를 더 많이 보였고, 기억력과 학습 능력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숙면에 도움이 되고 육아에 있어 마법의 시간인 ‘잠자기 전 시간’ 활용법에 대해 정리했다. 세게도 약하게도 말고 연분홍빛 돌게 우리 몸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수면 및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점점 증가하고,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잠에 든다. 그런데 기온이 높으면 체온조절 중추가 흥분 상태가 되어 잠들기 어려워하고 잠도 자주 깨게 된다. 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은 “잠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목욕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심신이 이완되면서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날씨가 덥다고 찬물로 목욕하면 오히려 체온이 오르거나 근육이 긴장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고 한다. 목욕을 한 뒤 상쾌한 기분 상태에서 5분 정도 아이의 몸을 마사지해주면 좋다. 마사지를 하면서 양육자와 아이가 스킨십을 하게 되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루 5분만이라도 온 마음 쏟으면
하루의 ‘핵심’ 시간 될 수 있어 무엇이든, 중요한 건 ‘날마다 꼭’
잠자리 의식 너무 길면 역효과 함께 하지 못 하면 ‘취침 놀이’라도
잠든 아이 머리 쓰다듬어 주고 뽀뽀 아이 마사지는 너무 세게 문지르면 아파하고 너무 약하게 문지르면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약간의 힘을 주되 불편해 하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마사지가 끝나고 문지른 부위가 연한 분홍빛을 띌 정도면 충분하다. 문지를 때 피부가 자극이 되기 때문에 로션이나 오일을 사용하면 좋다.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는 잠자기 직전 아이이게 해주면 좋은 마사지로 다음과 같은 마사지를 추천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아이라면,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100번 정도 문질러 주면 좋다. 이 마사지는 전신의 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잠자다 깨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아직 천문이 닫히지 않은 아이에게 정수리 부위 마사지는 주의해서 해야 한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엄지손가락의 바닥면을 부모의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서 시계 방향으로 100번 정도 문지른다. 이렇게 하면 소화기능이 개선이 되어 복통, 구토, 변비, 설사 등에 도움이 된다. 감기에 걸렸다면, 양쪽 눈썹 사이에서부터 위쪽으로 이마를 지나 머리카락이 난 곳까지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100번 정도 부드럽게 문질러 주면 막힌 기운을 트이게 하여 코막힘,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을 호전시킨다. 중학생 딸과 날마다 잠깐씩 산책 목욕, 마사지 외에도 수면 의식으로 다수의 양육자가 선호하는 활동은 이야기 들려주기나 그림책 함께 보기다.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고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다. 긴 시간이 아니어도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나 스스로 고른 책을 들려줘도 좋고, 잠자리 동화를 활용해도 좋다. 잠자리 동화인 <하루 5분 굿나잇스토리>을 펴낸 정홍 작가는 “먹고 사느라 바빠 아들 둘, 딸 하나를 키우면서도 어릴 때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했다. 하루 5분이라도 온 마음을 쏟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이 하루의 ‘핵심’(core)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부모들이 부담감 없이 잠자리 동화를 읽어줄 수 있도록, 이솝 이야기나 탈무드 같은 이야기를 한 편당 5분이 넘지 않게 각색해 잠자리 동화를 만들었다. 중학생이 된 딸과 지금도 하루 5분씩 날마다 산책을 한다는 그는 “아이와 순도 높은 5분을 매일 보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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