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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01 05:00 수정 : 2018.10.16 13:52

한겨레·멜론·태림스코어 공동기획 100대 명반 선정

최고 명반으로 뽑힌 유재하 데뷔앨범
시간 흐를수록 진가 드러내며 생명력
모든 앨범 이름 올린 서태지와 아이들
‘21세기 명반’ 선정된 26장에도 눈길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명반 100장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한겨레>는 음원사이트 멜론, 출판사 태림스코어와 공동기획으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음악평론가, 음악 전문 기자, 음악방송 피디 등 47명이 투표한 결과를 바탕으로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를 8월28일부터 9월28일까지 한 달 동안 디지털 기사를 통해 역순으로 공개해왔다. 이를 종합해 소개한다.

■ 1위는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한국 대중음악 최고 명반으로 꼽힌 단 한 장의 앨범은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다. 유재하는 한양대 작곡과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다. 하지만 10대 시절부터 대중음악과 재즈에 큰 관심을 보였던 그는 결국 대중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먼저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활동했다. 조용필의 백밴드 ‘위대한 탄생’과 김현식의 백밴드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키보드를 연주했다. 두 가수에게 자신이 만든 곡을 주기도 했는데, 조용필 7집(1985) 수록곡 ‘사랑하기 때문에’와 김현식 3집(1986) 수록곡 ‘가리워진 길’이 그것이다. 두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서 각각 28위와 16위에 선정됐다.

유재하는 봄여름가을겨울에서 나와 198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했다. 앞서 조용필과 김현식 앨범에 실린 두 곡을 비롯해 ‘그대 내 품에’,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지난날’, ‘우울한 편지’ 등 모두 9곡을 담았다. 모든 수록곡을 작사·작곡한 건 물론 편곡까지 혼자 해냈다. 한국 대중음악 사상 밴드 아닌 가수 혼자 작사·작곡·편곡 모두 해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유재하는 데뷔 앨범을 낸 지 석 달도 채 안 된 87년 11월1일 서울 강변북로에서 친구가 몰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다. 유작이 된 데뷔 앨범은 사후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클래식과 재즈의 어법을 기반 삼아 만든 노래들은 한국 발라드의 품격을 높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 앨범의 진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났다. 1998년 음악전문지 <서브>가 실시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조사에서 7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7년 음악웹진 <가슴네트워크>와 <경향신문> 조사에서 2위에 선정됐다. 그리고 이번 조사에선 1위로 올라섰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유재하의 음악이 끊임없이 새로운 관객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니, 어쩌면 관객들이 유재하의 음악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발견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관객으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획득하며 훌륭하게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 다관왕은 서태지와 아이들 명반 100 목록 안에 가장 많은 앨범을 올린 이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1집(22위), 2집(52위), 3집(69위), 4집(82위) 순으로 자신들이 발표한 모든 앨범을 순위에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힙합, 록, 전자음악, 국악 등 다양한 장르를 뒤섞으며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꾼 분기점으로 기록된다. 다음으로 많은 앨범을 올린 이는 한국 모던록의 선구자 언니네 이발관이다. <가장 보통의 존재>(50위), <비둘기는 하늘의 쥐>(84위), <후일담>(90위) 석 장의 앨범을 올렸다.

조동익·이병우가 결성한 포크 듀오 어떤날은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기고 해체했는데, 1집(6위)과 2집(20위) 모두 20위권 안에 들었다. 지금도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서 이상향과도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김창완·김창훈·김창익 3형제가 결성한 밴드 산울림은 10위권 안에 무려 두 장의 앨범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니 벌써’가 실린 1집(5위)과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실린 2집(7위)이 그것이다. 이밖에 장필순(11위·53위), 이문세(13위·42위), 시인과 촌장(14위·54위), 김광석(24위·87위), 신촌블루스(27위·72위), 조용필(28위·55위), 봄여름가을겨울(35위·86위), 동물원(38위·49위), 부활(59위·78위), 패닉(61위·91위), 양희은(80위·85위)이 각각 앨범 두 장씩 목록에 올렸다.

■ 새롭게 떠오른 21세기 명반들 100장의 명반 중 2000년 이후 발매된 앨범은 모두 26장이다. 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앨범은 노브레인 1집 <청년폭도맹진가>(2000)다. 저항의 메시지와 음악이 일체를 이룬 한국 펑크록의 걸작이 2000년대 최고 명반으로 꼽힌 것이다. 다음으로 ‘바람이 분다’가 실린 이소라 6집 <눈썹달>(30위), 한국힙합 1세대 가리온의 1집 <가리온>(36위), 한국힙합 1세대 디제이 겸 프로듀서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180그램 비츠>(39위) 등이 꼽혔다.

이번 ‘명반 100’ 조사는 2007년 조사 이후 11년 만에 이뤄졌다. 2007년 이후엔 음악시장이 정규앨범보다 디지털 싱글과 미니앨범(EP) 위주로 바뀌면서 명반 목록에 들기가 쉽지 않은 여건인데도 모두 9장의 앨범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언니네 이발관(50위), 이센스(56위), 검정치마(73위), 서울전자음악단(75위), 3호선 버터플라이(77위), 장기하와 얼굴들(94위), 에프엑스(96위), 버벌 진트(97위), 윤영배(99위)가 그 주인공이다. 요즘 대세인 힙합 앨범으론 이센스의 <디 에넥도트>, 버벌 진트의 <누명>이 눈에 띈다. 유일한 아이돌 그룹 앨범인 에프엑스의 <핑크 테이프>도 단연 돋보인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핑크 테이프>는 대형 기획사의 웰메이드 프로듀싱의 결과이자 순수하게 음악만으로도 앨범 단위의 즐거움을 안긴 야심작이다. 20년 남짓한 한국 아이돌 음악 역사에서 이 정도로 선명한 시금석이 된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겨레TV>는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을 바탕으로 한 동영상 콘텐츠도 만들었다. 유튜브에서 ‘서정민의 킬링트랙’을 검색하면, 명반 10장씩 소개하고 그 중 노래 두 곡을 추천하는 5분 안팎의 동영상 10편을 볼 수 있다.

(나머지 동영상은 기사 아래 첨부)

[%%IMAGE11%%]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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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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