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2.20 07:26 수정 : 2019.02.22 14:25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재승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노사민정 대타협’ 통한 ‘노사 상생’의 일자리
광주가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어
‘고용 위기’ 빠진 한국 경제에 새 돌파구 될 것

지난달 30일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된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악화일로의 고용 사정을 타개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안재승 논설위원의 직격 인터뷰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예정대로 2021년 공장을 완공해 차량을 생산할 때까지, 또 그 이후 경영이 안정될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난 15일 이용섭 광주시장을 광주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민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라고 봅니다. 광주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자기희생을 통해 시대정신과 대의를 좇아서 역사의 물꼬를 돌렸어요. 그동안 광주의 그런 운동이 나라를 구하고 민주주의를 이뤘다면 지금은 무너지고 있는 한국 경제를 살리라는 책무가 광주시민들에게 주어진 겁니다. 광주가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 지난해 12월6일 예정됐던 투자협약 체결식이 하루 전날 돌연 취소됐습니다. 노사상생협의회가 결정한 ‘임금·단체협약 협상 유예’ 조항에 대한 광주지역 노동계(한국노총)와 현대자동차의 이견이 컸는데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냈습니까?

“현대차는 합작법인의 경영이 조기에 안정되려면 임단협 유예 조항의 유효기간을 누적 생산대수 35만대 달성 때까지 유지하자는 입장이었어요. 연간 7만대를 생산하면 5년이죠. 반면 노동계는 이 조항이 임단협을 상당 기간 제약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의 근거인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은 임단협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데 오해가 있었던 거예요. 제가 볼 때 실제 내용보다 신뢰 부족이 더 큰 원인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협상단장을 맡아 노동계, 현대차와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죠. 해결 방안으로 35만대 규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노동계 입장은 별도 부속결의서에 담았어요. 첫째, 35만대 생산 이전이라도 가시적 경영 효과 같은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으면 유효기간을 달리 할 수 있다. 둘째, 현행 법체계상 35만대 조항이 임단협을 규정하는 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보완한 거죠.”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는 것 아닌가요? 합작법인에 노조가 생겨 임단협을 통해 임금 등 노동조건 변경을 요구하면 합의가 무의미해지는 것 아닌가요?

“임단협에 영향을 못 미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씀이죠? 하지만 근참법에는 임금 체계와 성과급 배분, 채용, 교육훈련 등 노사상생협의회가 협의·의결하는 사항이 많이 나와요. 적어도 그것에 관한 한 35만대 조항의 적용을 받아요. 또 35만대 규정이 임단협을 법적으로 제약하지는 않지만,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통과된 협약서에 담긴 정신이 방향성은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노사민정협의회가 마치 ‘광주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같습니다.

“그렇죠. 제가 위원장이고 노동계와 사용자 쪽에서 각각 한 사람씩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설기구예요. 노사민정협의회는 광주형 일자리뿐 아니라 광주에서 발생하는 노사분쟁에 대해 예방적 활동을 하고 중재·조정하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 앞에서 광주 지역의 고용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최근 ‘사회적 대타협’, ‘노사 상생’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자 입장에 따라 해석이 서로 다른 것 같은데요. ‘사회적 대타협’, ‘노사 상생’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상생은 누군가의 희생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를 말한다고 봐요. 상생은 양보와 배려죠.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에게는 임금이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자리 나누기도 하고, 기업은 경쟁력이 높아져 수익이 나고, 광주는 고용이 늘어납니다. 노사민정이 모두 다 잘 되는 거죠.”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은 정규직 직접고용 1000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2천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8년 광주의 20대 고용률은 54.6%로 전국 평균(57.9%)에 못 미쳤다.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한해 5천명 넘는 청년들이 고향을 빠져나간다.


주 44시간 근무 기준으로 초임 연봉 3500만원
‘적정 임금’ 더해 주택·육아 등 ‘사회 임금’ 제공

―광주형 일자리 임금을 어떤 기준에서 ‘적정임금’이라고 하는 건가요?

“현재 자동차업계 평균 연봉이 9천만원을 넘습니다. 그런데 광주지역에선 연봉 4천만원 미만 취업자가 80%를 넘어요. 광주형 일자리는 초임 연봉이 주 44시간 근무 기준으로 3500만원에서 시작합니다. 대신 지자체가 중앙부처와 협력해서 주택, 보육, 문화, 교육 등을 제공합니다. ‘사회임금’을 주는 겁니다. 둘을 합치면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사회임금은 어떻게, 얼마나 지원할 계획입니까?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걱정이 주택 문제 아닙니까.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빛그린 산업단지’에 2022년까지 1324억원을 들여 공공임대주택과 행복주택 1100호를 건설해 완성차 공장 노동자들과 부품 공장 노동자들에게 제공합니다. 또 육아를 위해 22억원을 들여 어린이집을 만들고 여가 생활을 위한 체육관도 지을 계획이에요.”

―광주 지역에는 광주형 일자리 말고 다른 노동자들도 있는데 광주형 일자리에만 이런 지원을 하면 불만이 나오지 않을까요?

“광주형 일자리의 4대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적정 임금’,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음은 ‘적정 노동시간’,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세번째는 ‘노사 공동 책임경영’, 기업주가 횡포를 부리는 회사가 아니어야 한다. 네번째는 ‘원하청 관계 개혁’, 하청업체에도 적정 수익을 보장해준다. 이 4가지 기준에 맞으면 광주형 일자리에 해당되고 혜택을 드립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완성차 공장 단발로 끝나면 의미가 없어요. 다른 산업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한국 경제를 개혁해야 합니다. 외국으로 떠나려는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떠났던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는 ‘리쇼어링’의 계기가 돼야 해요.”

―만약 다음 선거에서 정부가 바뀌면 광주형 일자리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광주형 일자리는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의 문제, 민생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도 광주형 일자리는 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첫 여야정 국정협의체 회의 때 ‘광주형 일자리의 초당적 지원’을 합의했잖습니까.”

이용섭 광주시장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집무실에서 ‘2019 광주 수영세계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수리’와 ‘달이’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수리와 달이는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을 암수 한 쌍(수리, 달이)으로 의인화한 것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7월12일부터 28일까지 광주와 전남 여수 일원에서 열린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계 자동차산업이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이 생산할 배기량 1000㏄ 미만 경차는 국내 수요가 2012년 20만대에서 2018년 7만5천대로 줄었습니다.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그냥 경차가 아니라 경형 에스유브이(SUV·스포츠실용차)입니다. 지금 세계적 추세가 세단형에서 에스유브이로 바뀌고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가격과 품질인데, 임금을 낮췄고 현대차가 경형 에스유브이 시장에 처음 뛰어들면서 제대로 된 차량을 개발하고 있어요. 내수는 물론 수출 수요도 있을 겁니다.”


‘경형 SUV’, 가격·품질 경쟁력 있어 수출도 가능

광주형 일자리, 다른 지역·산업으로 확산돼야
해외로 떠난 기업 돌아오는 ‘리쇼어링’ 계기 될 것

―애초 친환경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했는데 경형 에스유브이 생산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부터 구상이 차질을 빚은 것 아닌가요?

“친환경차는 지금 수익성이 없어요. 반면 내연차 시장은 상당 기간 계속 갈 겁니다. 수익성이 있는 내연차로 시작하지만 친환경차의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대비해 친환경차 생산 라인도 추가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합작법인 설립에 들어갈 총투자비 7천억원 중 광주시가 590억원, 현대차가 53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올해 상반기 안에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투자 유치는 별로 걱정을 안 합니다. 우선 정부가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한 현대차가 기술 제공과 판매를 책임지고, 지자체가 보증을 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투자자들과 접촉해봤는데 다 우호적이었어요.”

―현대차의 태도가 소극적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협약 체결식에 참석하지 않았던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극적인 게 아니고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더군요. 수익모델이 안 되면 안 들어온다는 거였어요. 정부가 현대차에 수소차 지원을 하고 압력을 넣어 참여하게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압력을 넣었다면 대통령 참석 행사가 하루 전날 무산됐겠어요? 현대차가 1996년 이후 23년 동안 국내에선 자동차공장을 한 곳도 만들지 않고 해외투자만 해서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이 정도 임금 수준이면 수익모델이 되니까 들어온 겁니다.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 부회장이고 현대차를 대표하는 이원희 사장이 참석한 거죠. 현대차 노조가 반대하니까 그걸 의식했을 수도 있겠죠.”


현대차 소극적이지 않아…여야 “초당적 지원” 약속
현대차 노조 ‘반대’는 미래 내다보지 못한 단견
우리 아들딸들 일자리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일 없어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지자체 2~3곳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추가로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사회적 대타협의 어려움은 간과한 채 일자리가 급하다 보니 획일적으로 주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광주형 일자리도 윤장현 전 시장 때 시작해서 4년7개월 걸리지 않았습니까?

“광주형 일자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일한 것입니다. 우리가 벤치마킹한 독일의 ‘아우토 5000’은 폴크스바겐이 경영난에 시달려 독일을 떠나려다 월급의 80%, 5000마르크를 주고 일자리 5000개 만들겠다고 제안한 겁니다. 그래서 ‘아우토 5000’이에요. 노동자만 동의하면 됐죠.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계와 기업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어요.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잖아요. 그래서 매우 큰 어려움을 안고 출발한 거죠. 다만 광주가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뒤에 오는 사람들은 훨씬 쉽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회임금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자체 힘만으로 어렵습니다. 중앙정부가 지원을 해줘야 해요.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는 겁니다. 지금 중앙정부가 일자리를 위해 쓰는 예산이 20조원이 넘는데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있잖아요. 광주형 일자리는 지원을 하면 바로 일자리가 생깁니다. 지금 우리 아들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습니까.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입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정부가 광주형 일자리를 살리려고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인 삼성동 신사옥(GBC) 조기 착공 승인과 수소차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며 “정권과 자본의 주고받기”라고 주장합니다. 현대차 노조는 “저임금에 기반해 생산비를 뽑아내려는 반노동정책”이라며 철폐 투쟁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반발을 어떻게 보십니까?

“오해와 편견이에요. 특히 임금 하향평준화를 우려해 반대하는 것은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는 청년들을 외면하는 기득권자의 이기주의입니다. 또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단견이에요. 자신들의 높은 임금이 계속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지속되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일자리가 언제 없어질지 모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현재 있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게 아니고 일자리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겁니다. 고용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침체된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거예요.” jsahn@hani.co.kr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 범시민궐기대회에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왼쪽)과 이용섭 광주시장(가운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오른쪽)이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섭 시장 “한국판 ‘홀로코스트 법’ 제정해야”
“5·18 모욕 다신 없도록 이번엔 확실한 정리를”

애초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광주형 일자리’를 주제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런데 인터뷰 요청 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공청회 망언 파동’이 벌어졌다. 이 시장은 공청회 다음날인 9일 ‘5·18의 진실을 짓밟는 망언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시장은 “5·18 민주화 운동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을 보면 분노와 함께 측은함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들 스스로도 억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망언을 계속하고 자유한국당도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방치하고 있다”며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나 살아 있는 피해자들에게 피를 토하는 아픔과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을 비롯해 광주 지역 시민단체·종교계·학계 인사 50명이 참여한 ‘5·18 역사 왜곡 대책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이 세 의원을 즉각 제명할 것, 국회 윤리위원회도 세 의원을 즉각 제명할 것, 독일과 프랑스가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을 만들어 유대인 대학살을 부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처럼 국회가 ‘한국판 홀로코스트 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관련 법을 발의했으나 입법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된다”며 “다시는 5·18과 광주를 모욕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이번엔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광주 시민들의 뜻”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광주 시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집무실 한쪽에 놓인 자신이 맡았던 그동안의 직책들의 명패를 모아놓은 전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용섭 광주시장은 누구

“이용섭 관세청장을 초대 국세청장에 발탁한 것은 내 아이디어였다. 그는 우리와 전혀 인연이 없었고 나하고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중략) 4대 권력기관장 후보들을 내정해 가다보니 지역 안배상 국세청장은 호남 출신이 바람직한 구도가 됐다. 마침 호남 출신인 이용섭 관세청장의 개인 업무 평가와 부처 혁신 평가가 대단히 좋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1년 쓴 <문재인의 운명> 중 ‘참여정부 조각 뒷얘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용섭 시장은 2003년 3월 참여정부의 첫 국세청장에 임명됐다. 이 시장은 노 대통령 쪽과 아무런 인연도 없는 자신이 국세청장에 선임된 게 신기해 여기저기 물어봤으나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9년이 흘러 책이 나온 뒤에야 인사 배경을 알게 됐다고 한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세제실장과 국세심판원장 등을 역임한 조세 전문가인 이 시장은 국세청장 취임 뒤 납세자 중심의 조직 개편과 접대비 상한제 도입 등 세정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노 대통령도 그의 혁신 능력을 높이 평가해 임기 내내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중용했다.

이 시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민주당 후보로 광주에서 18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고, 정부 출범 뒤에는 대통령이 위원장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다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해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이 시장은 취임사에서 “광주는 ‘정의로운 도시’라는 이유만으로도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정의가 풍요를 창조한다’는 도덕적 가치를 역사의 교훈으로 남길 수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역설했다.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