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8일 오후 연풍문 소회의실에서 이창곤 논설위원 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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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곤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8일 오후 연풍문 소회의실에서 이창곤 논설위원 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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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공공인프라 확충과 전달체계 개편 역점
문재인 정부의 영리병원 승인, 더 없을 것
양극화 수치 더 악화된 것 뼈아프게 생각
‘포용국가 미래비전’ 9월께 대통령 보고 ― 현안부터 얘길 나누자.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일주일은 거의 재난 수준이었다. 정부도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무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미세먼지를 제대로 측정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줄어왔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는 오히려 늘어나 2015년 매우 나쁨 일수(76㎍/㎥ 이상)가 0일에서 작년엔 5일로 늘어났고, 올해는 고농도일수가 연속 7일 발생하는 등 과거에 없던 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정부 들어 2017년 9월 종합대책 수립에 이어 지난해 10월 강화대책을 만들었고, 올해도 2월15일부터 시행된 미세먼지특별법(미세먼지의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총리와 민간인이 공동위원장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은 겸허히 인정한다.” ―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 개학연기 사태는 하루 만에 철회되면서 진정됐다. 잘 처리됐다고 보는가. “한유총은 규모도 영향력도 큰 단체인데 내부 구성이 균질적이지 않다. 상당수 많은 분들은 유치원을 통해 교육에 헌신해오셨다. 이번 사태에서 이 분들이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이분들이 유아교육의 중심인데, 마녀사냥식으로 몰고 가면 유치원 교육의 정상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향후 큰 과제는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 등 유치원 문제 해결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고 판단하신 분들과 공동의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 이용률을 40%까지 확대한다고 해도, 여전히 이용아동수 기준 60%, 시설 수 기준으로 70% 이상은 민간유치원이 유아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유아교육의 공공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다. 국민이 우려하는 투명성 문제, 일부 유치원에서 나오는 횡포는 유치원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상당 부분 해소가 될 거라고 본다.” ― 문재인 정부가 5월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에 학점을 매긴다면 몇점을 줄 수 있나?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구상은 A를 주고 싶다. 실행은 영역별로 다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치매 정책, 아동수당 도입 등은 족적을 남길만한 정책이라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환경 문제이고 교육정책도 특별한 정책이 없다는 평가에 공감한다. 다만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정책마다 편차가 심해 일괄 평가하기에는 어렵다. 앞으로 3년 남짓 남았는데 낮은 평가를 받은 영역을 최대한 끌어올리는게 주요 미션이다.” ― 시민사회나 지식인들 평가하고는 거리가 있다. 교육 문제에선 상대적으로 사회수석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 문제는 대학입시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 그런데 대입 3년 예고제로 이미 작년에 정책방향이 결정되어 제가 개입할 부분은 없다. 유아교육은 공공유치원 확대 등 공공성 강화로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고교무상교육제도나 국가교육위원회 등 향후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바꿀만한 주요 정책은 지금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대입시 문제는 섣불리 건드릴 수가 없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중요할 것 같다.” ― 알다시피 올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창립한지 30주년 되는 해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어떻게 되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국제노동기구(ILO) 비준 문제를 풀어야 전교조 문제도 풀린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첨예한 문제일수록 작은 타협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빅딜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빅딜은 어느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 연금 개혁은 사회정책의 핵심 과제이며 김 수석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경사노위 내 연금특위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낙관적으로 본다. 공적인 의료보장, 공적 연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기업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사적 의료보험과 사적 연금으로 해결하게 된다. 미국이 이런 경우인데 공적 의료보험이 없으니 기업들이 민간 의료보험에 막대한 돈을 지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미국 기업과 국민이 의료비 문제로 얼마나 애를 먹고 있나. 우리나라도 적정한 수준의 공적 연금제도와 공적 의료보험제도가 갖추어져야 기업들이 인건비 압박 요인을 장기적으로 견딜 수 있다고 본다.” ― 당장은 기업 부담이 늘어나는데, 기업을 설득할 수 있나? “국민연금 개혁안을 마련할 때 초기엔 1년에 1%p씩 보험료를 올리는 안이 논의되었다. 기업과 국민에게 급격한 보험료 인상으로 비출 수 있어 최종안에는 5년에 1%p 인상하기로 변경했다. 가령 보험료가 4%p 인상되면 1년에 0.2%씩, 20년에 걸쳐서 올라가기 때문에 기업에 치명타를 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기업이 좀 더 전향적으로 나와야 할 것 같다. 경사노위 안에서 풀릴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연금개혁안은 있지만, 제 기준에 미달한다 하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 연금처럼 전 국민의 이해가 걸린 중요한 문제는 노사정과 일반 국민의 합의가 제도의 방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연금개혁에서 우선해야 할 가치는 ‘사회적 합의’ 그 자체하다.” ― 사회적 합의는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합의가 좀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유야무야되기 십상인 게 현실이다. “2015년 국회에서의 성공적인 경험이 있다. 공무원 연금개혁이란 난제를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개혁안을 도출했다. 물론 국회에서 어려운 타협을 이뤄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틀어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합의만 이뤄내면 정부와 청와대가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근본적 차이가 있다.” ― 경사노위에서 합의해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산 넘어 산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경사노위에서 연금개혁안 합의가 이루어지면 국회가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거나 개혁안 자제를 무효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학자 김연명과 수석 김연명의 다름을 느낀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는 학자 시절 소리높여 외쳤던 대표적인 주장이었다. 이에 대한 입장도 달라졌을 듯하다. “학자 때의 입장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연기금 공공투자를 주장했던 궁극적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 첫째 사회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였다. 생활 시설들 즉, 어린이집 유치원 노인요양시설 등은 대부분 민간시설이고 공공시설이 약하다.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공공복지시설과 공공임대주택을 더 늘리자는 것이었고 그 재원을 일반재정으로 충당하기 어려우니 연금기금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반재정을 사용해서 공공시설과 공공임대주택을 상당히 확충하고 있다. 공공유치원, 공공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이 비중을 2022년까지 40%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생활SOC 시즌2’가 나올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투자는 더 많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국민연금기금의 성과를 수익률로 평가하는데, 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수익률 못지않게 국민연금기금 투자가 국민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수익률이라는 가치와 함께 가능하면 국민연금이 국민경제적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의 조화를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 ― 사회수석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핵심 정책 중 두 가지가 공공인프라 확충과 전달체계 개편이라 듣고 있다. 진전이 있나? “아직은 개인적 생각이다. 중앙정부에서 복지, 여성, 문화 프로그램 만들어서 내보내면 지역에서는 가장 말단에서 사업을 벌인다. 예컨대 지역에 설치된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증진센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비슷비슷한 기능을 가진 센터들이 난립하여 기능이 중복된다. 중앙정부에서 주는 돈의 꼬리표에 따라 지역의 사업이 세팅되는데 기관들 간에 정보 공유도 별로 없고, 대화도 없다. 이것이 낮은 서비스 질로 이어진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달체계 개혁으로 복지예산의 효율화와 서비스 질의 개선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 ― 둘다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시급한 과제가 많은데 역점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너무 느슨하지 않으냐는 비판도 나올 법하다. “그렇지 않다. 공공복지 인프라와 전달체계의 개혁 없이는 정부 정책이 왜곡되거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혈관이 부실한데 피가 제대로 순환될 리 없다. 혈관을 튼튼히 만드는 것이다. 복지재원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다. 예산집행에 대한 국민 신뢰도 향상 그리고 정부정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특히 전달체계 문제는 반드시 개편되어야 한다.” ―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이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이다. 향후 제대로 안착할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나 현장에서 걱정이 많다. “커뮤니티 케어가 제대로 되려면 우선 전달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노인과 아동을 지역사회에서 보호하려는데 보건과 복지서비스가 분리되어 있으면 잘 안 된다. 예컨대 노인들의 경우 보건소에서 방문간호를 활성화해야 하고, 복지 쪽에서 상담과 요양서비스를 잘 연결해야 하는데, 지금은 다 쪼개져 있다. 두번째로는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바로 어른들을 모시는 게 아니라 중간 거주단계에 모셨다 집으로 모시거나, 반대로 집에서 바로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게 아니라 중간 거주단계를 거치는 형식이다. 이제 시작 단계다. ” ―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 중 ‘문재인 케어’는 비교적 평가가 좋다. 그럼에도 환자가 치러야 할 부담, 즉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 “우리 정부에서 치매의 경우 병원이나 시설의 본인부담금이 대폭 낮아졌다. 본인부담금 인하가 의도한 수준까지 낮아졌는지는 추가로 확인해 보겠다. 공공 생활SOC(사회간접자본)가 더 확대되면 본인부담금을 인하할 수 있는 기반이 더 마련될 것이다.” ― 문재인 정부 건강보험 보장성 목표가 70%인 걸로 알고 있다. 현재 몇% 달성했나? “정부에서도 실적이 궁금한데, 통계의 시차가 있어서 확인이 현재 안 된다. 2018년의 보장성 개선 결과가 올해 12월쯤에야 나온다. 복지부 쪽에 문재인 케어에 관해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니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 ― 이대로 진행된다면 70%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전망이 있다. “동의하기 힘들다. 올해 말에 확인될 것이다. 문재인 케어는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가운데 최고 순위에 올라가 있다.” ― 참여정부의 ‘아킬레스건 정책’ 중 하나가 의료 산업화였다. 제주도 녹지병원이나 유전자 검사 규제완화 등의 정책을 두고 `의료영리화 정책’이라며 강한 반발이 있는데, 어찌 생각하나? “주무장관이 ‘이 정부에서 영리법인은 더 없다’라고 선언한 것을 주목해 달라. 최근 규제샌드박스에서 허용한 비의료기관의 유전자검사 허용은 논란이 많음을 알고 있다. 이 문제는 복잡하다. 우선 의료분야 쪽 기술혁신 속도 추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전제는 받아들여야 합리적 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기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대면 진료만 고집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다만 시민사회 쪽에서 우려하는 것, 너무 급격하게 의료 분야의 규제완화가 이루어져 국민 생명과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의료영리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 ― 정부는 지난해 9월 혁신적 포용국가를 천명하고 3대 비전과 9개 전략을 밝힌 데 이어 2월 중순엔 집권 3개년 실행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포용국가 사회정책 주요방향과 내용’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런 계획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심각하게 여겨야 할 점은 정작 시민들이 정부 출범 2년이 가까운 지금까지 획기적인 삶의 질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조적 요인이 있다. 우선 산업구조가 변하고 있다. 제조업 부문에서의 로봇 이용 비중이 독일이나 일본보다 우리가 더 높다. 양질의 일자리가 제조업에서 창출되기 어려운 구조다. 해외 공장이전 기업들도 많다. 이런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대한 불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 미세먼지 등 피부적으로 와 닿는 문제 등에 대해 국민의 체감도가 낮아 여전히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느끼는 듯하다. 일자리 문제에선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 팔을 비틀어서 일자리를 만들라고 강요할 수 없고, 실제 작동되지도 않는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과거 발전주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발전주의 패러다임 틀을 벗어나려 하고 있으나, 사회경제적 변화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반쯤은 과거의 늪에 빠져 있다.” ― 특히 취약계층이나 1분위 저소득층 소득이 낮다는 게 큰 문제다. 5분위 소득 배율, 즉 양극화 수치도 더 악화했다. 문재인 정부라면 복지를 더 과감하게 해야 했던 게 아닌가.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표본구성의 변화로 소득분배 악화가 과장되었다는 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2018년 1/4분기에서 3/4분기까지는 저소득층인 1분위 소득이 악화하지 않았으나 같은해 4/4분기에는 1분위 소득이 많이 떨어졌다. 2017년 4/4분기와 비교하면 18년 4/4분기는 1분위 계층 소득이 17% 정도 감소했다. 근로소득의 감소 폭이 컸고, 사업소득도 감소했다. 공적 이전소득은 계속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시장 소득의 감소 속도와 규모보다 공적 이전소득의 증가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볼 수 있다. 1분위 소득악화는 여러 요인이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인 인구의 증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다. 임시, 일용직의 감소 등 고용부진도 소득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하위계층 20%는 고정된 층이 아니다. 하위 20%의 인구학적 특성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대책으로, 기존 소득 안전망의 어디에서 허점을 보이는지를 지금 분석하고 있다.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계속 하락하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노인 일자리 확대와 소득보장제도 개편이다. 소득보장제도 개편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재산기준 완화나 부양의무자기준 추가 완화, 새롭게 빈곤층으로 편입되고 있는 34살 이하 무직자와 50~64살 신중년층의 소득보장을 위한 실업부조 도입, 그리고 올해 예산이 2배 이상 늘어난 근로장려세제가 하위소득 계층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런 개편은 예산도 많이 들고 부처 간 협의도 해야 한다. 4월 말쯤이면 윤곽이 잡힐 것이다.“ ― 이를 위한 포용국가전략회의 또는 재정전략회의는 언제 열리나? “매년 5월에 청와대에서 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여 정부 재정운용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소득보장제도의 개편을 위한 재정 마련 등은 재정전략회의에서 큰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 문재인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주창은 김 수석께서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 공식화한 개념으로 안다. 이 개념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보는 견해도 있고, ‘보편주의 복지국가’라고도 하고, 주창자로서 개념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나?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표현하는 것은 한정된 시야다. 재정적 잣대로만 국가비전을 제한할 수 없다. 우리가 만들려는 사회를 중부담 중복지라는 시각으로 제한해서는 안된다. 또 포용국가를 분배를 중시하는 ‘분배국가’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포용국가라는 비전에는 경제사회적 혁신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용어도 병행해서 쓰는 것이다. ‘혁신적’이란 용어를 쓰는 것은 기술혁명시대에서 분배만 신경쓰다 보면 한국사회의 장기생존능력을 키울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과 중부유럽에 있는 복지국가들은 복지제도를 통해 포용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교육이나 기술능력, 그리고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혁신능력을 갖춘 국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혁신적인 사회가 되려면 창의성을 갖춘 양질의 인력을 많이 길러내고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럴려면 교육제도, 복지제도가 충실히 뒷받침되고 기업문화도 보다 수평적, 민주적으로 변해야 한다.” ― 과거 학자 시설에 발표한 논문에 적시된 인적자원 확충이나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창과 맥락이 닿아 보인다. “과거에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은 복지를 확대하면 사회임금이 늘어나서 내수가 촉진되고 이것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케인지언 논리였다. 최근 경제와 복지 선순환은 그것에 더해 사회정책을 통한 인적자본의 확충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흔히 이것이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회투자론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사회투자론이 혁신과 사회정책의 관계로 심화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는 경제정책 측면에서 소득주도성장 즉 시장임금과 사회임금의 동반 상승,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를 통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사회정책적 측면에서는 분배를 강화하는 포용적 사회정책과 사회 전체의 혁신능력을 향상하는 혁신촉진적 사회정책을 통해 사회발전을 도모하는 패러다임이다.” ― 이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국가비전 작업이 더불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이른바 포용국가 미래비전이 아닌가. 언제 발표하나. “장기 국가비전 설정 작업이 ‘혁신적 포용국가 2040’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포용국가 비전 2040은 경제정책, 사회정책, 그리고 정치체제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장기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현재 정책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협력하여 9월쯤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과거 참여정부의 ‘비전 2030’의 문제의식을 변화된 경제사회에 맞게 대폭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으로 보면 된다. ‘비전 2030’이 정권 말에 나와 사장되어 버렸지만 우리 정부의 ‘포용국가 비전 2040’은 비교적 일찍 제시될 것이고 메시지가 분명할 것이다. 우리 정부 뿐 아니라 다음 정부가 참고할만한 중요한 보고서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goni@hani.co.kr
◇ 김연명은 누구?
이론과 실천 겸비한 ‘복지국가’ 전문가
청와대 근무 일상적 고충은 “수면 부족” 김연명 사회수석의 별명 중 하나는 ‘잠만보’다. 일찍이 어린 아들한테서 얻었다. 새벽부터 시작하는 청와대 생활은 그에게 하루 평균 세시간 가량의 수면 시간을 앗아갔다고 한다. 김 수석은 그래서 “금요일이 가장 기분좋은 날”이라고 털어놓는다. 다음날인 토요일 집에서 내내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수석은 국민연금 또는 복지국가 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중앙대 교수로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복지국가 운동사의 주요 길목마다 족적을 남긴 산 증인이기도 하다. 지식인으로서 현실 참여와 학문, 두 길 모두에 자신의 이름을 뚜렷이 새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장,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중일 등 동아시아 사회복지 분야의 학문적 교류에도 앞장서 왔다.
청와대 근무 일상적 고충은 “수면 부족” 김연명 사회수석의 별명 중 하나는 ‘잠만보’다. 일찍이 어린 아들한테서 얻었다. 새벽부터 시작하는 청와대 생활은 그에게 하루 평균 세시간 가량의 수면 시간을 앗아갔다고 한다. 김 수석은 그래서 “금요일이 가장 기분좋은 날”이라고 털어놓는다. 다음날인 토요일 집에서 내내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수석은 국민연금 또는 복지국가 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중앙대 교수로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복지국가 운동사의 주요 길목마다 족적을 남긴 산 증인이기도 하다. 지식인으로서 현실 참여와 학문, 두 길 모두에 자신의 이름을 뚜렷이 새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장,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중일 등 동아시아 사회복지 분야의 학문적 교류에도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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