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과테말라에서 생활하다 다시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정성스럽게 카카오를 활용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어요.” 카카오패밀리의 김정아 대표는 전혀 귀찮은 기색이 없었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라는 세가지의 이질적인 연결이 무척 궁금했을 수많은 방문객의 똑같은 질문에도 말이죠. 다섯 자녀의 엄마로 시댁을 따라 중남미의 과테말라에 처음 갔을 때 직면한 소소한 어려움은 바로 아이들의 일상적 간식거리 마련이었다고 합니다. 동네 주민들이 직접 카카오를 빻아 초콜릿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는 문화가 김 대표에게는 너무 신기했습니다. 제주로 돌아온 이후 결국 카카오를 과테말라 현지에서 직접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서 매일 로스팅을 하고 맷돌에 48시간을 갈아 인공감미료, 색소, 착향료, 산화방지제가 없이 만들어지는, 아주 특별한 ‘메이드 인 제주’ 카카오 먹거리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신들의 음식’이라 불리는 카카오를 직접 재배하는 꿈도 꾸고 있다고 했습니다. ‘설문대할망’(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여신)을 비롯해 존재하는 ‘신’이 1만8천여명이나 된다는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카카오, 생각만 해도 즐거운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가 연결된 비밀과 다섯 자녀의 이야기까지 알게 되자 대화를 나눈 지 10분 만에 저는 카카오 간식 두 상자를 구매했고,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팬’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패밀리를 만난 곳은 지난 11~12일,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된 ‘제1회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란 행사입니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연합해서 진행한 이 행사에는 첫날에만 3천명이 넘게 방문했고 로컬 크리에이터, 즉 ‘지역 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창의적 지역혁신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발산하는 축제였습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로컬 크리에이터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는 밀로 만드는 수제맥주 ‘무등산 브루어리’, 과거의 강원도 군사작전 지역을 임차해 연간 55만명이 찾는 국내 최초 서핑 전용 해변을 만든 ‘서피비치’, 전국 전통시장의 정보를 공유하고 현대적 해석으로 새로운 가치 제안을 더하는 ‘더로컬프로젝트’, 취향을 기반으로 가정집 거실에서 낯선 이들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 ‘남의 집’ 등은 지역이기에 가능한 실험과 혁신 그리고 견고해진 명성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지역이기에 가능한, 그래서 경쟁력 있는 상상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일종의 혁신의 테스트베드(실험대)로 보고 찾아오는 스타트업(신생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만난 ‘에이플라이’는 서울에서 설립됐지만 제주에 내려와, 경량 드론을 활용해 농업 시설물을 간편하게 점검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성공하면 전국과 해외로 진출하기가 보다 용이해집니다. 반대로 지역에서 시작해서 곧바로 세계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제주박스’는 규격 외 배송 불가라는 제주 생활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를 화물차 유휴공간 공유경제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의 다른 도서 지역으로의 확장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 지역은 도시의 후방을 맡거나 원료나 인재의 공급과 같은 역할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탈산업화가 이루어지며 지역과 도시 사이에 존재하던 ‘도시 대 지방’이라는 오래된 대척점 구도가 깨지고 있습니다. 서울도 이제는 많은 지역 중 ‘서울이라는 지역’일 뿐입니다. 과거에 ‘지방’이라고 불렸던 지역의 고유한 특성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오히려 독특한 경험과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와 같은 이질적인 조합을 연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곳은 어디일까요? 과거와 같이 단순히 서울이라고 답하기가, 이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새로운 상상력을 갖춘, 지역 전성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칼럼 |
[임팩트 시대가 온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 잇는 상상력 / 김정태 |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과테말라에서 생활하다 다시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정성스럽게 카카오를 활용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어요.” 카카오패밀리의 김정아 대표는 전혀 귀찮은 기색이 없었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라는 세가지의 이질적인 연결이 무척 궁금했을 수많은 방문객의 똑같은 질문에도 말이죠. 다섯 자녀의 엄마로 시댁을 따라 중남미의 과테말라에 처음 갔을 때 직면한 소소한 어려움은 바로 아이들의 일상적 간식거리 마련이었다고 합니다. 동네 주민들이 직접 카카오를 빻아 초콜릿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는 문화가 김 대표에게는 너무 신기했습니다. 제주로 돌아온 이후 결국 카카오를 과테말라 현지에서 직접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서 매일 로스팅을 하고 맷돌에 48시간을 갈아 인공감미료, 색소, 착향료, 산화방지제가 없이 만들어지는, 아주 특별한 ‘메이드 인 제주’ 카카오 먹거리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신들의 음식’이라 불리는 카카오를 직접 재배하는 꿈도 꾸고 있다고 했습니다. ‘설문대할망’(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여신)을 비롯해 존재하는 ‘신’이 1만8천여명이나 된다는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카카오, 생각만 해도 즐거운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가 연결된 비밀과 다섯 자녀의 이야기까지 알게 되자 대화를 나눈 지 10분 만에 저는 카카오 간식 두 상자를 구매했고,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팬’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패밀리를 만난 곳은 지난 11~12일,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된 ‘제1회 로컬 크리에이터 페스타’란 행사입니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연합해서 진행한 이 행사에는 첫날에만 3천명이 넘게 방문했고 로컬 크리에이터, 즉 ‘지역 자원, 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창의적 지역혁신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발산하는 축제였습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로컬 크리에이터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는 밀로 만드는 수제맥주 ‘무등산 브루어리’, 과거의 강원도 군사작전 지역을 임차해 연간 55만명이 찾는 국내 최초 서핑 전용 해변을 만든 ‘서피비치’, 전국 전통시장의 정보를 공유하고 현대적 해석으로 새로운 가치 제안을 더하는 ‘더로컬프로젝트’, 취향을 기반으로 가정집 거실에서 낯선 이들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 ‘남의 집’ 등은 지역이기에 가능한 실험과 혁신 그리고 견고해진 명성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지역이기에 가능한, 그래서 경쟁력 있는 상상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일종의 혁신의 테스트베드(실험대)로 보고 찾아오는 스타트업(신생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만난 ‘에이플라이’는 서울에서 설립됐지만 제주에 내려와, 경량 드론을 활용해 농업 시설물을 간편하게 점검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성공하면 전국과 해외로 진출하기가 보다 용이해집니다. 반대로 지역에서 시작해서 곧바로 세계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제주박스’는 규격 외 배송 불가라는 제주 생활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를 화물차 유휴공간 공유경제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유사한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의 다른 도서 지역으로의 확장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 지역은 도시의 후방을 맡거나 원료나 인재의 공급과 같은 역할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탈산업화가 이루어지며 지역과 도시 사이에 존재하던 ‘도시 대 지방’이라는 오래된 대척점 구도가 깨지고 있습니다. 서울도 이제는 많은 지역 중 ‘서울이라는 지역’일 뿐입니다. 과거에 ‘지방’이라고 불렸던 지역의 고유한 특성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오히려 독특한 경험과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테말라-제주-카카오와 같은 이질적인 조합을 연결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곳은 어디일까요? 과거와 같이 단순히 서울이라고 답하기가, 이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새로운 상상력을 갖춘, 지역 전성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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