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5 09:07
수정 : 2019.12.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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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박수지의 소심한 재테크
15. 잔돈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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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된다 했던가. 서울 아파트값 오르는 걸 보며 누군가는 ‘티끌 모아봤자 티끌’이라며 땅을 쳤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티끌도 안 모으면 마이너스인걸…. 그 티끌로 사람들은 적금도 들고 투자도 한다. 특히 주머니 가벼운 젊은층을 위해 금융사들이 문턱을 낮추는 차원에서 ‘잔돈 금융상품’을 만들며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가장 최근 나온 잔돈 적금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이다. 미리 요일(월~금요일)을 지정해두면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천원 미만의 잔돈이 저금통으로 자동이체돼 쌓이는 구조다. 일반 계좌 잔액에 10만2530원이 있었다면 1천원 미만 단위인 530원이 저금통에 쌓이는 것이다. 실제 저금통처럼 한 달에 한 번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재미(?)도 있다. 다만 연 2%로 아쉬운 면이 있다.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면, 웰컴저축은행의 ‘웰컴(WELCOME) 잔돈모아올림적금’은 금리가 2.8%(1~2년 미만), 3.0%(2년)로 좀더 높다. 이 상품은 잔돈 기준을 ‘1만원 이하’ 또는 ‘1천원 이하’를 선택할 수 있다. 잔액이 10만2530원 있을 때 1만원 이하로 설정해두면 2530원이 저금되는 것이다. 만기 이후 세후 원리금도 단위를 올려준다. 세후 원리금이 105만100원일 때 106만원을 만들어서 돌려준단 뜻이다.
소비(카드 결제)와 함께 적금을 연계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핀테크 업체 티클은 갖고 있던 카드와 앱을 연동하면 결제 때마다 1천원 미만의 잔돈을 저축해준다. 예를 들어 4100원 커피를 결제하면 900원이 본인 계좌에서 빠져나가 티클이 제휴하는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쌓인다. 토스에서는 ‘토스카드’를 쓸 때 결제하고 남은 1천원 미만 잔돈을 계좌에 자동 저축해준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 ‘핀크’의 습관 저금은 소비 카테고리에 따라 지정한 금액이 자동 저축된다. ‘커피’나 ‘쇼핑’ ‘편의점’ 등을 설정해두고 결제 금액 대비 저금 비율(5~50%)을 설정할 수 있다. 많이 쓰는 곳에서 돈을 쓸 때마다 저축도 되는 셈이다.
신한카드는 카드 결제 때마다 자투리 돈으로 국내 펀드나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선택에 따라 카드 사용 횟수에 따라 정액을 투자할 수도 있고, 다른 상품들처럼 결제 금액에 따라 1천원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투자할 수도 있다. 만약 잔돈으로 설정하고 해외 주식 투자를 할 경우 4800원 결제를 했을 때 1천원 미만은 200원, 1만원 미만은 5200원씩 차액이 투자된다. 아마존·애플·스타벅스 등 1주당 비싼 주식을 0.01주 단위로 매매할 수 있다. 정액 투자는 결제 건당 최소 100원부터 2만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종잣돈(시드 머니)이 적은데 투자든 적금이든 큰 이익을 바라긴 어렵다. 다만 투자할 돈이 없어서 투자에 접근도 못 한다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 이것저것 ‘재미’로 실험해보며 기회를 찾아보자.
박수지 경제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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