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레저스포츠로 뜨고 있는 드론 축구. 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
커버스토리┃드론
최근 국제대회도 열린 드론 레이싱
순간 최대 속도는 시속 160~180㎞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로 자리 잡아
축구와 비슷한 드론 축구·드론 볼은 이색 경기
취미로 시작했다가 항공 촬영 전문가 된 이도 있어
새로운 레저스포츠로 뜨고 있는 드론 축구. 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
드론 레이싱. 질주하는 속도가 쾌감을 선사한다. 사진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제공
|
축구공처럼 만든 드론. 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
여러 드론 레이싱 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박성주 선수. 사진 한국드론레이싱협회제공
|
[ESC] 드론 스포츠계 ‘손흥민’ 박성주!
10대가 주축인 현재의 드론 레이싱 선수 중에서도 ‘톱클래스’로 통하는 박성주(16) 선수는 평소 무선조종(RC) 자동차를 즐기던 아버지 박양호(46)씨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레 드론의 세계에 입문했다.
원래 부자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사업하던 아버지는 바빴고, 사춘기 아들은 수줍었다. 박양호씨는 “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아내의 제안에 따라 ‘부자가 함께 놀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무선조종 자동차를 갖고 ‘함께 놀던’ 부자는 아들이 본격적으로 프로 드론 레이싱 파일럿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함께 훈련하고, 함께 대회에 참가하고, 기록을 관리하고, 보완점을 함께 찾아가는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박 선수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부터다. 말하자면 아버지 박씨는 아들의 감독이자 엔지니어이고, 매니저인 동시에 담당 수리공인 셈이다. 아버지 박씨는 “이제는 아들과 매일 붙어있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일반인은 눈으로 쫓아가기도 힘든 무지막지한 속도전을 벌이는 드론 레이싱의 세계에 입문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낸 박 선수는 2017년 영월에서 열린 국제대회의 단체전 1위를 시작으로, 같은 해 리그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했다. 2018년에는 춘천컵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우승했고, 올해도 독일과 과천에서 각각 열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10일 전화 인터뷰에서 박 선수는 “드론 레이싱은 동체 시력 같은 신체적 조건보다는 자신의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학교를 마친 뒤 매일 1~2시간씩 아버지와 함께 훈련한다는 박 선수는 매년 10~15차례 정도 대회에 출전한다. 한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기기를 보완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어려운 점은 없을까? 박 선수는 “아직은 열악한 인식과 훈련 조건”을 들었다. “야구나 축구처럼 잘 알려진 스포츠가 아니어서 그런지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어요. 매일 집 근처 공터에서 비행 허가를 받고 훈련하고, 장애물 등 훈련 코스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들죠.”
박 선수는 프로 선수로서 대회 상금으로만 ‘중소기업 직장인 연봉’ 이상을 벌고 있고, 각 부품업체로부터 지원도 받는다. 하지만 새로 드론 레이싱에 뛰어드는 선수들은 아직도 열악한 조건에서 허덕여야 한다. 기체 유지에만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드론 레이싱 꿈나무들은 모두에게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 프로 운동선수나 최근 각광을 받는 프로 게이머들이, 그래서 부럽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빅 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라는 박 선수는 드론 레이싱에 관심이 있거나 선수로 뛰고자 하는 ‘더 어린’ 친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여러 가지로 힘들긴 하겠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미래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그런 친구들을 열심히 응원할게요.”
송호균 객원기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