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6 09:06
수정 : 2020.01.1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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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ㅣ 제주&당일치기 여행
5년째 제주 거주 중인 기자 추천 3가지 코스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숨겨진 곳들
아이들 활짝 웃게 하는 1코스
때 이른 유채꽃이 반기는 2코스
3코스는 환상적인 눈꽃 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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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여행지는 내비게이션 검색 명칭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제주에 거주한 지 5년째. 육지 사람이 잘 모르는 보석 같은 곳만 골라 3가지 버전으로 여행 코스를 짜봤다. 여기 소개한 코스를 모두 한 번에 돌아볼 필요는 없지만, 이동 경로를 고려하면 순서는 지키는 걸 권장한다. 물론 당일치기 여행으로 소화는 가능하다. 몇 군데를 선택해 충분히 시간을 보내거나, 주변의 다른 관광지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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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야생의 보고 : 1코스·일주로/동부 및 서귀포권
함덕서우봉해수욕장-세화 해변-제주자연생태공원-아쿠아플라넷 제주(성산 아쿠아리움)-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남원읍 ‘카페 동박낭(동백꽃)’-감귤박물관-칠십리 시(詩) 공원의 폭포 전망대- 서귀포 칼호텔 산책로-법환포구-약천사
제주국제공항에서부터 일주도로를 통해 동북쪽 해변을 훑은 뒤 서귀포에 이르는 코스는 그야말로 제주 여행의 진수라 할 만하다. 우선 함덕서우봉해수욕장(함덕해수욕장)의 눈부시게 푸른 바다를 마주한 뒤 동쪽으로 이동해 구좌읍 세화 해변을 찾아가 보자. 세화는 관광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한여름에도 한적한 곳인데, 카페 ‘안녕세화씨’에 들어서면 커다란 통창을 통해 세화 해변과 포구의 풍경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곳 카페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해 ‘셀카 명소’로도 꼽힌다. 아이와 함께라면 성산읍에 위치한 제주자연생태공원을 반드시 들러 보자. 참매와 황조롱이, 직박구리, 독수리 등 제주의 야생에 서식하는 조류와 노루, 각종 곤충류와 파충류 등의 생태를 전문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배울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조류는 모두 건물이나 전선, 풍력발전기 등과 충돌해 날개를 다쳐 날지 못하는 개체들이다. 이들이 이곳 공원에 오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체험과 교육이다. 직접 노루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기왕 아이들과 함께 성산을 찾았으면 다양한 제주 바다생물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성산 아쿠아리움)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특히 날씨가 좋지 않다면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더더욱 추천할 만한데, 입장료는 성인 기준 4만1000원이다. 입장권을 구매하는 입구에서 공연이나 아쿠아리스트의 생태 설명 시간도 확인해 보자. 특히 가장 큰 메인 수조에서 오전 10시40분과 오후 12시30분, 2시10분, 4시 정각 등 하루 4번 이뤄지는 제주 해녀 물질 시연은 ‘아쿠아플라넷 제주’만의 볼거리다.
성산에서 번영로를 타고 조금 더 중산간 쪽으로 올라가면 가시리가 나온다. 예로부터 나라에 말을 공급하던 ‘갑마장’의 고장, 자손 대대로 수천 필의 말을 바쳐 벼슬까지 한 ‘헌마공신’ 김만일의 고장답게 이곳 가시리에는 도립도, 국립도 아닌 무려 ‘리립 조랑말 박물관’이 있다. 조랑말 박물관이 있는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은 아이들과 함께 말에게 당근 간식을 주거나, 말타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조랑말체험공원에서 가시리 마을로 이어지는 ‘녹산로’는 봄철에는 무성하게 흐드러진 유채와 벚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데, 겨울에도 특유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다시 서귀포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남원읍에 들어서면 한겨울에 흐드러진 동백꽃 군락을 만나게 된다. 1월 중순 현재 동백은 시즌이 끝나가고 있지만, 무인 카페로 운영되는 ‘카페 동박낭’에서는 여전히 잘 관리된 아름다운 동백나무를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2000원인데, 커피나 차 등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곳이다. 서귀포시 효돈동에 위치한 감귤박물관에서 5000원짜리 감귤 따기 체험을 즐기며 귤 한 봉지를 챙겨 서귀포 시내로 들어서면 ‘칠십리 시 공원’을 반드시 들러 보자. 이곳 폭포 전망대에서는 한라산의 제주 남쪽 사면과 유명한 천지연 폭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숙박객이 아니라면 그다지 찾지 않을 서귀포 칼호텔 산책로는 들어서자마자 서귀포 일대의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을 간직한 명소다. 서귀포에 위치한 법환포구에서 코앞의 범섬을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느끼다가 인근 약천사에 잠시 들러 차분한 단청을 자랑하는 대웅전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보자. 약천사 일대는 봄철에는 유채가 가득 피어나는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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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만 아는 핫 스폿 : 2코스·평화로/서부권
이호테우 해변-대정향교-바굼지오름(단산)-군산오름-안덕계곡-제주 추사관-산방산과 사계항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SNS)용 셀카’에 탐닉하는 여행자라면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이호테우 해변은 꼭 한번 들르게 되는 곳이다.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이 ‘셀카 명소’가 아니다. 해변 중앙에서 동쪽으로 5분만 이동하면 커다란 말 모양의 등대 두 개가 있는 포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셀카 명소’다. 이호테우 해변을 지나 평화로를 타고 제주 서부권 일주를 위한 여정을 시작하면 우선 대정향교를 찾아가 보자. 산방산과 바굼지오름의 품에 안긴 대정향교를 한 바퀴 거닐다 보면 곧바로 제주가 지닌 고유의 풍광이 펼쳐진다. 인근의 바굼지오름도 빠질 수 없다. 산세가 박쥐 혹은 대바구니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단산(簞山)이라고 불리는 바굼지오름 주변은 한적한 농지로, 북적이지 않지만, 제주 천연의 자연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슬슬 오름을 올라도 좋고, 주변을 차로만 한 바퀴 돌아도 그만이다.
지난 10일 찾은 바굼지오름 주변에는 따뜻한 날씨 탓에 때아닌 유채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인근의 군산오름은 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으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제주 서부권의 보석 같은 ‘핫 스팟’이다. 날이 좋은 날 군산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4분의 1을 한 번에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좁긴 하지만 포장된 도로를 따라가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만 올라가면 바로 정상이기 때문에 일행 중 어린아이나 노인이 있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뒤로는 한라산이, 앞으로는 안덕과 대정 일대의 바다와 오름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절경이 펼쳐진다. 군산오름 밑에는 제주 천연의 원시적 풍광을 자랑하는 안덕계곡이 위치해 있고, 추사 김정희의 그 유명한 <세한도>에 나오는 초가집을 본뜬 제주 추사관도 인근에 있다. 사찰 산방굴사로 유명한 산방산과 고즈넉한 매력을 간직한 사계항을 둘러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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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시림의 매력 : 3코스·1100도로/북부 및 중산간
한라수목원-천왕사-1100고지 습지 자연학습탐방로-법정사터와 한라산 둘레길-성이시돌 목장
당일치기 여행에 한라산 등반은 무리지만, 길 자체가 아름다운 1100도로를 달리며 한라산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우선 제주시 한라수목원에서 가벼운 산책으로 몸을 풀자. 1100고지에 차를 대고 길을 건너면 곧바로 ‘1100고지 습지 자연학습탐방로’를 만나게 되는데, 겨울 한라산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 9일 찾은 1100고지 탐방로는 한라산 영실 코스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눈꽃이 피어 있었다. 산을 오를 필요도 없이, 차를 대고 길을 건너면 곧바로 절경이다. 탐방로를 한 바퀴 도는 데에는 30여분 정도면 충분한데, 한겨울에는 나무 덱(데크) 길 자체가 얼어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등산화 정도는 준비하는 게 좋다. 1100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무오년(1918년) 제주 항일운동의 본산 법정사터가 나온다. 법정사 자체는 남아있지 않고 터만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곳이 ‘한라산 둘레길’의 시작점이라는 점이다. 제주 해안을 빙 둘러가는 ‘올레길’은 유명하지만, 중산간을 빙 둘러 한라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사려니숲길’이 이 둘레길의 일부인데, 법정사터에서 시작하는 둘레길은 ‘동백길’이라고 부른다. 법정사터와 둘레길을 돌며 제주 원시림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다면, 다시 차를 달려 성이시돌 목장을 찾아볼 만하다. 흔히 성이시돌 목장을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을 판매하는 카페 ‘우유부단’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내비게이션이 카페 앞으로 안내하기 때문인데, 좀 더 안쪽으로 들어와 목장 안내소에 차를 대고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인공호수까지 이르는 산책로에서 느끼는 고즈넉함이 진짜 성이시돌 목장의 매력이다. 물론, 성이시돌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우유부단’의 진한 아이스크림은 먹어 보는 게 좋겠다.
제주/글·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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