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팀 기자 “결국은 오세훈-김문수-정몽준이 단일화를 해서 박근혜와 맞설 것 같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찬반투표를 강행하기로 결정한 2011년 6월, 이명박 정부 시절 잘나가던 공안검사는 다음해 치러질 대선에서 여당의 경쟁 구도를 이렇게 내다봤다. 야당 후보도 예측했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이든 민노당이든 손학규로 뜻이 모아지는 것 같더라고. 2002년에 노무현을 선택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손학규를 선택한 것 같아. 문재인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지만 당시 잘나가던 공안검사가 들려주는 정치권 정보는 어수룩한 초선 국회의원의 얘기보다 훨씬 영양가 있게 들렸다. 공안검사가 정치권 동향에 밝은 건 특별히 이들이 ‘정치적’이어서가 아니다. 매우 요상한 조합이지만, 공안검사는 간첩을 잡으면서 동시에 선거범죄도 수사한다. 정치권 소식은 이들에게 직무상 필요한 정보라고 ‘선해’할 수 있겠다. 또 대공 수사 파트너인 국가정보원이 수집·제공하는 잡다한 국내 정보는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줬다. 검찰 조직에서 공안검사들은 필연적으로 정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의) 1차장 산하는 동물원이고, 2차장 산하는 식물원이다. 3차장 산하는 사파리다. 특수검사들은 너무 말을 안 듣는다는 게 맹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두번째 검찰총수였던 한상대 총장은 정권에 노골적으로 굴종하다 1년3개월 만에 불명예 퇴임했지만, 수사 직역별 검사들의 특징을 기가 막히게 묘사한 명언 하나는 남겼다. 1차장이 관할하는 형사부는 동물원이기 때문에 울타리 안에서 통제가 가능하지만, 3차장이 관할하는 특수부 검사들은 사파리의 맹수처럼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2차장 산하 공안검사들은 물만 주면 볕을 찾아 소리 없이 잘 자라는 식물과 같단다. 보스와 정권의 뜻에 따라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움직이는 게 공안검사라는 얘기다.
2015년 8월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새 총리가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향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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