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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5 19:44 수정 : 2006.06.25 19:44

김회승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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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대학가에선 ‘행복학’ 강의가 유행이다. 수업 시간에 ‘8시간 이상 잠자기’를 과제로 내주는가 하면, 흥분 상태에서 심장 박동수를 누가 빨리 낮추느냐는 퀴즈를 내기도 한다.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가 많은 법대와 의대생들한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전문가 6명이 런던 외곽 소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행복 실험을 했다. <비비시>가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이 실험은, 학습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물론 행복감을 계량화할 순 없었지만, 많은 주민들이 이웃한테 미소짓는 것만으로도 이전보다 더 행복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기존 정신병리학이 병적인 불안과 우울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긍정 심리학’은 기쁨과 재미 등 일상의 행복감을 배가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행복감도 얼마든지 배우고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행복한가를 수치화하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제일 유명한 게 영국의 심리학자가 개발한 ‘행복 지수’다. 80여개 문항을 개인적인 성격(P)과 돈·건강 등 생존조건(E), 희망·기대 등 고차원 요소(H)로 나눠 계산하는데, 생존조건에는 5배, 고차원 요소에는 3배의 가중치를 준다. 이 공식은 행복감의 상대성을 잘 보여준다. 예컨대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가’라고 묻는 식이어서, 억대 연봉자의 행복지수가 평범한 월급쟁이보다 반드시 높게 나오는 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세계 최빈국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늘 상위권이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낙관 덕분이라고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열흘 넘게 대한민국을 휘감았던 기대와 흥분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꿈과 희망마저 놓을 일은 아니다. 꿈을 꾸고 희망을 품고 있는 이가 더 행복하니까.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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