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5 18:23
수정 : 2019.06.06 12:56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최근 한국체육 구조개혁의 청사진인 ‘학교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권고문을 발표했다.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부터 지도자의 처우 개선, 훈련시간·대회 축소와 특기자 입학제도 개정, 일반 학생의 스포츠 활동 확대 등 학교 스포츠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구상이다.
과거 관성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선 정책이어서 반발도 나온다. 특히 종목별로 치러지는 주중 대회 233개를 주말로 옮기라는 방침은 2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현장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임계점에 이른 국가 주도의 엘리트 스포츠 선수 육성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과거와 ‘단절’하는 극약처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강하다.
새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한번쯤 곱씹어볼 대목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제시한 ‘스포츠 리터러시’ 개념이다. ‘스포츠’와 문자 해득력을 뜻하는 영어 ‘리터러시’를 합친 것인데, “몸에 대한 자기 통제력을 습득하고 일생 동안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를 만나 몸으로 해석하며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역대 정부는 스포츠를 국위 선양을 위한 국가 전략의 하위 수단으로 취급해왔다. 교육부 등 정책 당국자에게 스포츠 리터러시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학교는 스포츠를 지덕체 교육의 한 축이 아니라, 엘리트 선수 양성의 통로로 여겨왔다.
그 결과 입시에 매달린 일반 학생들은 체육을 등한시하고, 반대로 학생 선수는 2014년 조사 결과 주 6회 22시간(초등), 26시간50분(중학), 34시간50분(고교) 등 과도한 훈련에 얽매여왔다. 학부모 주머니에 의존해야 하는 운동부 지도자들의 불안정한 생계는 성적 지상주의의 온상이었지만, 이들의 신분 안정이나 스포츠문화 전수자로서의 역할 재정립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스포츠혁신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문체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 차관들이 참석한다. 정책의 실행력을 담보하고 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스포츠 리터러시’를 모든 시민이 어려서부터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명시했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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