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7 17:54
수정 : 2019.08.07 19:20
사이영상, 최동원상, 사와무라 에이지상은 미국, 한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각각 그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는 요즘 압도적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의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순항 중이다. 만일 류현진이 이 상을 받는다면 아시아 투수 중 최초가 된다. 왕젠밍(대만)과 다르빗슈 유(일본)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각각 2위에 올랐을 뿐이다.
사이영상은 전설적인 투수 덴턴 트루 영을 기리기 위해 1956년 제정됐다. 그의 패스트볼이 마치 태풍(사이클론) 같다고 해서 ‘사이영’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1891년부터 14년간 해마다 20승 이상을 올리는 신화적인 기록을 수립했다. 애초 한명에게만 수여하다가 1967년부터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한명씩 주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최동원상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진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우승 당시 고 최동원이 한국시리즈 일곱 경기 중 5번 등판해 4승을 거둔 건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4년 시작한 탓에 양현종(기아·2회), 유희관(두산), 장원준(두산), 린드블럼(두산)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야구 원로 8인의 선정위원회가 투표로 정한다.
사와무라상은 1950년부터 매해 일본 프로야구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사와무라는 일본 프로야구가 출범한 1936년 첫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초창기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였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마에다 겐타가 2010년, 2015년 두차례 이 상을 수상했고,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등도 이 상을 받았다.
사이영상은 시즌 종료 뒤 리그별로 야구 전문기자 30명씩으로 투표단을 구성해 선정한다. 한 기자가 5명씩 적어내고, 1위는 7점, 2~5위는 4~1점이 주어져 총점을 환산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의외의 변수가 생길 수 있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텃세도 고려해야 한다. 압도적 성적만이 수상의 지름길인 셈이다. 류현진에게 시즌 종료까지 두달여 시간은 아마도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 같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