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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7 17:28 수정 : 2019.08.27 18:57

미국의 유명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대형 바다 포유류 ‘듀공’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듀공은 지난 4월 타이 남부 해안에서 어미를 잃고 헤매다 구조된 뒤 보호구역에서 보살핌을 받아왔으나 최근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뒤 쇼크로 숨졌다고 한다. 디캐프리오는 “마리암(듀공의 이름)이 자신을 돌봐주는 이들에게 코를 비벼대는 영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소개했다.

듀공은 바닷말을 먹고 사는 몇 안 되는 초식동물로 홍해와 인도양, 태평양 등 따뜻한 바다에 서식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남획과 환경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많은 동식물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건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누리집에서 “2만8천종 이상이 멸종 위기이며 이는 조사 대상의 27%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2018’에서 1970년부터 2014년까지 44년간 포유류와 조류, 어류 등 척추동물이 6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을 위기에 몰아넣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인간의 활동이다. 초대형 포유류 ‘매머드’가 갑자기 사라진 시기는 1만2천년 전 인류가 시베리아를 거쳐 북미대륙으로 건너간 시기와 겹친다. 뉴질랜드에선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 ‘모아’가 1400년께 마오리족이 뉴질랜드에 상륙한 뒤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인간이 모두 잡아먹어 씨를 말린 경우들이다. 최근엔 여기에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에 따른 서식지 파괴가 보태지면서 멸종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노력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고무적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의 올해 초 자료를 보면, 혹등고래와 아메리카들소 등 9종은 멸종 위기에 몰렸으나 국제협약 등을 통해 남획을 막고 서식지가 복원되면서 기적적으로 개체 수가 회복됐다. 인간의 선택이 많은 생명체의 운명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박병수 논설위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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